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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osh 직장인 May 24. 2022

5월 3주차 읽은 책

<서양철학사>, <그 남자 네 집>

1. 즐거운 서양철학사 - S.P 렘프레히트


 서양철학사를 봐야지 봐야지하다가 이번에 '게오르크 루카치' - <소설의 이론>을 보았는데 아에 막혀서 <서양철학사>를 다시 읽었다. 렘프레히트의 서양철학사의 경우 학과 교수님께서도 추천해주셨고, 버드런드 러셀의 <서양철학사>보다 짧고, 좀 더 쉽다고(?) 느껴져서 좋다고 생각한다.

 우선 <서양철학사>를 다 보진 않고 '아테네 철학'과 '그리스적 로마세계의 철학(헬레니즘 철학)' 파트를 읽게 됐다. '아테네 철학'에서 중심적으로 다룰 수 있는 사람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다.


1) 플라톤의 이론에서...

 '플라톤'의 이론에서 '이데아'에 관해 설명한다. 

"영혼들이 육체에 갇혀 개별적 세계에서 살게 되면서 이데아들을 잊어버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 지상에서의 경험이 영혼을 자극하여, 탄생 이전에 알고 있던 어떤 이데아들을 떠오르게 해 준다. 이 인식은 특별한 게 아니며 그저 상기하는 것, 즉 다시 떠올리는 것일 따름이다."(76p.)

 '상기하는 것', '다시 떠올리는 것'은 경험하는 대상이 이미 자신에게 있기 때문에 '상기하고', '다시 떠올리는 것'이 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본다면 '임마누엘 칸트'의 '선험' 또한 '플라톤'의 '이데아'(더 정확히는 플라톤의 인식론적 측면에서)는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학과 교수님 두 분에게 이러한 의견에 대해 여쭤 보았는데, A교수님께서는 "관념적으로 봤을 때는 둘 다 유사하지만, 세세히 파고 들면 좀 다르다.(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을 이야기 하셨는데 관련성을 아시는 분은 댓글점 ㅎ;;) 이걸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기니 다음에 연구실에서 차한잔 마시면서 이야기해보자." 라고 답하셨고

 B교수님께서는 "나는 그 의견에 동의한다. 하지만 A교수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칸트는 선험에 관해 말할 때 "요청한다."라는 말을 쓰고, 이데아는 원래 존재하는 것인 점에서 A교수가 그렇게 이야기 한게 아닐까 싶지만, 나는 칸트가 플라톤의 이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하셨다.

 참으로 어렵다...


2)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과 달리 좀더 현실적인 분석에 몰두한 사람이다.

"플라톤은 그가 정의한 '이상'으로 부터 출발했기 때문에 현실적 인간의 나태함과 결함들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여겼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에 대한 분석을 그 출발점으로 했기 때문에, 사람이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이상에 다다를 수 없게 만드는 자연적 한계성들을 인정했다."(88p.)

그는 범주(categories)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범주'라는 용어는,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분석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기본개념"(90p.)이다.

 그는 세계를 정당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범주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말하는 '윤리학'은 인간은 혼자서 재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없기에 목적실현을 위해 조직된 사회나 국가를 만드려고 한다.

 이러한 주장에 떠오른 사람은 '루소'이다. 최근 본 책중 '아즈마 히로키' - <관광객의 철학>이란 책에서 아즈마는 '루소'가 인간들은 뭉치는 것을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집단을 만든다고 했는데, 아마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에서 앞서말한 루소의 논리를 보았을 때 '홀로서기의 실패'를 선험적-혹은 후험적-으로 인식한 개인이 어쩔 수 없이 이익-혹은 목적-을 위하여 집단을 만든다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사색하는 사람이 그의 대상과 사회적 관계를 이어가지 않을 때에는 그 사색은 아무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사색은 하나의 생활이며, 결코 삶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다."(99p.) 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3) 그리스적 로마세계 철학

이때 주로 헬레니즘 철학이 나온다.

"헬레니즘 철학자 가운데 특히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나 인류에 이바지하는 삶에 대해 뚜렷하게 주장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이 철학자들은 사회 개혁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무관심했다. 그리고 이글은 오로지 자신을 개혁하도록

권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154p.)

이 책에서는 5개의 학파를 설명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스토아학파"와 '회의주의 학파'가 인상 깊었다.


3-1) 스토아 학파

"스토아 철학은 사람들에기 자신이 파멸하는 한이 있어도 이 세계의 악과 용감히 싸울 것을 권했다. (중략) 스토아 철학은 사람들에게 그들 개인의 행복과 불행에 집착하지 말고 어떠한 목적을 위해서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이도록 역설했다."(127p.)

 그들은 이성적인 사고에만 움직이는 것을 권하고 감정은 공정한 판단을 방해하는 '도덕적 병'이라고 스토아 철학자들은 생각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선한 사람은 열정이나 욕망을 이성으로써 지배하는 사람이라 했으나, 그들은 이성적 사고를 최우선시 했다. 이런점에서 봤을 때, 칸트가 스토아주의에 영향을 받은게 아닐까 싶다.


3-2) 회의주의 학파

 회의주의 학파의 이론은 명쾌하고 속물적이다. 그래서 아직도 관통하는 점이 분명히 있다.

"그들은 인간이 개별적 사물의 세계에 대하여 다만 세속적 생각만을 가질 수 있을 뿐이며 결코 인식에 닿을 수는 없다고"(135p.) 말한다.

 그들은 플라톤의 이데아 세계의 긍정을 터무니 없는 것으로 보고, 인식의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했다. 그러니 당연히 객관적 진리에 대한 확실한 기준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객관적 진리를 전하려는 이러한 노력들은 끝없는 논쟁을 일으킬 수밖에 없으므로 이론상으로는 아무 쓸모도 없고, 또 그것들은 개인적 편견을 드러내므로 실제로도 무익하다. 큰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품고 있는 신념조차도 아무 근거 없는 독단에 지나지 않는다."(136p.)

 또한 신에 관한 주장도 흥미롭다.

"신이 전능하다면, 이 세상에 악과 무지가 널리 퍼져 있다는 점에서 볼 때 결코 덕을 갖춘 존재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만일 신이 능력에 한계가 있는 존재라면 그것은 좀 더 월등한 힘에 예속되어 있늘 것이므로, 따라서 신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신에 대한 모든 생각은 성립될 수 없다."(137p.)

 그들은 신이 존재할 수 있지만, 존재한다해도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서양철학사>는 인문학도들한태는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서양철학은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꼭 읽어보길 바란다.


2. 그 남자네 집 - 박완서


 A교수님께서 추천해주셔서 읽어본 책인데, 역시 박완서는 박완서다. 그녀의 다음세대 유명 작가가 '오정희'인데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오정희의 유년시절 때 • 박완서의 20대 때' 6•25가 발발했다. 오정희가 전쟁 이후 작가들의 롤모델 중 한명인데 이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써보겠다.

 <그 남자네 집>의 내용은 여자 주인공에게 첫 사랑인 남자가 있었는데, 여주가 보기에는 철딱서니가 없어보여 그와 결혼하지 않고, 은행원과 결혼하게 된다. 나중에 자신(여주)이 결혼한다며 첫 사랑에게 청첩장을 주는데, 그때 남자도 울고 여자도 울었다. 그리고 이 뒤에 한 말이 기가 막힌다.

"나의 눈물에 거짓은 없었다. 이별은 슬픈 것이니까. 그러나 졸업식날 아무리 서럽게 우는 아이도 학교에 그냥 남아 있고 싶어 우는 건 아니다."(96p.)

 나는 박완서의 이런 문장들이 너무 좋다. 교훈적이면서도 생각치도 못한 비유를 해 좋다. 그리고 너무 아름답다.

"그는 나를 구슬 같다고 했다. 애인한테보다는 막내 여동생한테나 어울릴 찬사였다. 성에 차지 않았지만 나도 곧 그 딸을 좋아하게 되었다. 구슬같은 눈동자, 구슬 같은 눈물, 구슬 같은 이슬, 구슬 같은 물결…… 어디다 그걸 붙여도 그 말은 빛났다."(37p.)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 내용은 속물적이면서 아름답다. 그래서 더 끌린다. <나목> 또한 이러한 속물적 인간과 아름다움을 잘 표현했다. 박완서의 작품은 볼 수록 재미있다. <도둑맞은 가난> 또한 명작이니 볼 수 있는 독자님들도 꼭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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