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상주지청 검사의 상주 여행기

by 김정호 변호사

1. 평화로운 도시, 곶감마을 상주


'희망과 꿈이 있는 문화, 역사 도시 상주'


필자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으며 군생활 2년을 제외하면 서울을 떠난 적이 없다.


그런데 검사에게 지방 근무는 필연적이고, 검사 생활 중 한 번은 평검사 3인 정도 되는 규모가 작은 지청 근무를 하게 된다.


작은 지청에서 근무할 시기가 되면 검사들은 자기와 연고가 있는 지역 검찰청을 지망하거나, 좁은 지역사회에서 검사로 근무하는 것이 부담스러우면 아예 연고가 없는 지역을 희망하기도 하고, 어떤 검사들은 '바다가 보이는 검찰청 생활'을 꿈꾸며 바닷가에 위치한 검찰청만 골라 지원하기도 한다.



2022년 하반기, 성남에서의 근무가 끝나갈 무렵 작은 지청에서 근무할 시기가 되었다.


필자는 경기 이남 검찰청 중 서울에서 가까운 곳 위주로 근무희망지를 기재하여 검찰과에 제출했다.


검찰청 관할구역표 휴대폰 네비게이션을 참고하여 1. 비수도권일 것, 2. 지청장과 평검사로만 구성된 작은 지청일 것, 3. 서울과 가까울 것이라는 조건을 충족하는 검찰청을 추렸다.


수도권일 경우 이전 근무지인 성남지청과 맞먹는 격무가 예상되므로 비수도권 검찰청이어야 했고, 결재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기 위해 부장검사 없이 지청장과 평검사로만 구성된 검찰청이어야 했으며, 주말은 서울에서 보내야 하므로 서울과 가까워야 했다.


검사들은 7지망까지 근무희망지를 기재할 수 있는데 보통은 4지망까지만 기재한다.


7지망까지 채울 목적으로 그다지 원치 않는 희망지를 기재했다가 그곳에 가게 되면 향후 2년은 그곳에서 살아야 하므로 실제 원하는 희망지만 기재하는 것이다.



필자는 여러 희망지 중 대구지방검찰청 상주지청 검사로 인사명령을 받았고 그렇게 평화로운 도시 상주에 첫발을 딛었다.


상주 북천 징검다리 위에서(왼쪽), 어느 들판(가운데), 검사실에서 본 설경(오른쪽)



2. '꼬깜이'와 함께 곶감 마을을 방문하다.


상주는 우리 가족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상주지청 검사로 근무하던 중 아내를 만나 관사에서 함께 지냈고 그덕에 아내는 한동안 '상주댁'으로 살았다.


또한 그곳에서 우리를 꼭 닮은 아들이 생겼다.


상주에서 생긴 아이의 태명은 '꼬깜이'(예로부터 아기 태명을 음식으로 지으면 아기가 건강하고 뱃속에서 된소리가 잘 들린다고 하여, 상주의 특산물 곶감에서 따왔다)가 되었다.


꼬깜이는 필자가 상주 근무를 마칠 무렵 태어난 뒤 서울에서 지낸 관계로 상주땅을 밟아보지 못했다.



상주 근무를 마치고 서울로 다시 이사온 우리 가족은 상주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


어느덧 꼬깜이가 태어난지 15개월차에 접어들며 여행을 다닐 수 있게 되어 상주로 떠났다.


상주 북천 벚꽃


오랜만에 찾은 상주는 여전히 평화로웠고, 서울과 달리 벚꽃이 이미 만개해 있었다.


경주 등 벚꽃 명소로 알려진 곳들이 많지만 상주 역시 널리 알려지지 않은 벚꽃 명소다.


매년 이맘때 북천에서는 벚꽃 축제인 '비박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올해는 4. 5.~6.로 예정되어 있었고 관계자들은 축제 준비에 한창이었다.


북천에서 평화로운 한때를 보내고, 나와 아내가 즐겨찾던 중식당 '루안'에서 식사를 한 뒤 숙소가 위치한 문경으로 향했다.


(왼쪽) 상주 루안, 사천 탕수육 맛집이다. / (가운데, 오른쪽) 문경새재


이튿날 숙소 앞에 있는 문경새재를 간단히 돌아보고 우리는 다시 상주 북천을 찾아 산책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돌 무렵 걸음마를 시작해 이제 제법 걷는 것이 익숙해진 아들은 오르막길을 오르내리는 것이 재미있는지 한 자리에서 한참을 오르락 내리락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식사를 마치고 산책을 나온 검찰청 직원분들을 우연히 마주쳤는데 다들 여전히 잘 지내고 계신 것 같았다.


도시가 평화로우니 사람들의 표정 역시 평화롭다.


북천 징검다리, 아들과 나(왼쪽), 명실상감 가는 길(오른쪽)


이후 상주 대표 맛집인 '명실상감(상주축산농협 명실상감한우프라자)'에 들러 한우탕(하루 200그릇 한정이므로 신속히 방문해야 한다)과 함께 여행을 마무리했다.


아기와 함께 하는 여행은 녹록치만은 않다.

아기와 함께 여행을 하다보면 '이게 누구를 위한 여행인가' 싶은 순간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추억이 생겼다.




김정호 변호사

前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

前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검사

前 대구지방검찰청 상주지청 검사

前 의정부지방검찰청 남양주지청 검사

現 법무법인 청목 파트너 변호사

작가의 이전글검사 시절 언론 보도 사건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