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내가 낳았는데도 어찌나 내 아이 같지가 않던지. '아... 씨도둑은 못한다는 말이 이거구나' 생각이 바로 들 정도로 나를 똑 닮은, 내 아이인데도 이 아이가 정말 내 아이인가 싶은 때가 있다. 이렇게 존재감 확실한 아이인데 가끔 의심이 든달까. 만질 수 있고 뽀뽀도 할 수 있는데 현실이 아닌 거 같달까. 모유 먹고 분유만 먹을 땐 더 그랬다. 입에서 냄새도 별로 안 나고, 땀냄새도 나지 않으니 얘는 현실 세계에 사는 사람이 맞나, 황당하게도 이런 생각을 참 자주 했다. 아이 똥냄새를 요구르트 냄새라며 전혀 개의치 않아하는 나를 보고 엄마는 기가 막힌 듯 웃었지만 어쩌랴, 그마저도 예뻐 죽겠는데. 신기해 죽겠는데.
이유식을 다양하게 먹기 시작하고 아이가 걷고 뛰면서부터 침 냄새가 어른 침 냄새와 같아졌다. 땀냄새는 심하지 않았지만 가끔 쿰쿰하게 냄새가 올라오곤 한다. 발 냄새는... 그냥 웃음이 왁 터져 나오게 만든다. 똥냄새도...
남에게서 맡으면 인상을 찌푸릴 만한 냄새 이건만. 내 새끼한테서 나는 냄새는 미치도록 좋다. 정말 신기하게도. 이 조그만 것이 사람이구나 싶어 실실 웃음이 새어 나온다. 냄새나는 부위에 코 박고 문질문질 하면서 행복해하다니. 엄마라서 이런 걸까? 따뜻한 온기를 느끼는 것보다도 냄새 맡으며 더 행복해하는 엄마다. 나는.
아이의 존재가 느껴져서, 사람 같아 기특해서 더 예쁘다. 내가 먹는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고, 지금보다 더 활동반경이 넓어지면 또 어떤 느낌일까?
더 많이 칭얼대고, 말대꾸도 하고 그럴 테지. 내 속을 뒤집어놓을 만큼 사고도 치고. 얼마나 더 사람같이 굴게 될까?
천천히 크면 좋겠다 싶다가도 더 사람같이 굴 아이가 궁금해 자꾸 미래를 그려보게 된다. 그럴 때마다 기대되고, 기쁘다.
이런 게 사랑이겠지.
매일 아침, 잠에서 깬 아이의 얼굴에 선명하게 보이는 침 자국이 나에게 미소를 준다. 나는 그 침 자국에 코를 박고 부비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때마다 가슴에 모락모락 피어 나오는 행복이 내 삶에감사함을 느끼게 해 준다. 아이는 내가 열심히 살고 싶게 만드는 사람이다. 그 어느 누구보다도.
침 냄새도 황홀하다.
사람 같아서 기특한 내 아이.
나는 이 감정과 기억을 잊지 않고 아이에게 감사하며, 더 잘 키우려 노력하며 살련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애쓰며, 그래서 내 아이도 지금처럼 기쁨을 주는, 좋은 사람으로 살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