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추적

by 천동원

H가 본사로부터 받은 지시 사항은 N옷가게의 상황보고 및 출입자의 일별 시간별 체크였다. 본사 팀장은 일본의 대한국 정책에 동의하는 댓글들이 규칙적인 시간에 규칙적인 갯수로 SNS에 올라오고 있고, 유튜브를 통해서 라디오의 토론이나 뉴스 생방송 프로그램이 진행될 때 일본의 대한국 정책을 옹호하는 댓글들이 달린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그럴 수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조회를 해보니 댓글이 발신되는 몇 대의 컴퓨터의 IP주소가 같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IP주소가 N옷가게였고 또 그 물류센터였다는 것이다. 본사에서는 이상하거나 상식 밖의 통신이 탐지되면 일단 확인할 의무가 생기는 것이다.



그들이 여론 조작을 하는 작업 사무소를 알아내어 증거를 확보하고 가능하다면 정보전달 체계를 말살시키는 게 우선이었다. N물류 센터가 아지트라는 것은 알지만 작업 사무소가 물류센터 건물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했다. 들어가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돌아다닐 수는 없다.



H는 도청 건축과에 가서 신축 당시 허가되었던 건물 설계 도면을 검토했다. 이런 경우에 윗 선에서 전화 한 통화를 걸고 출입 시 신분증을 제시하면 도청에서의 업무 처리가 일사천리이다. 도면으로 컴퓨터 작업실로 사용되는 사무실의 위치를 알아내었다.



H는 편의점 카운터가 지난 몇 달 동안 N옷가게 출입자 시간과 숫자를 기록한 파일을 검토해 보았다. 물류차의 도착과 출차를 살폈다. J는 옷가게가 휴점 하는 일요일 오후에 재고 회수와 새 물건 보충을 위해서 화물차를 타고 나타났다. 그리고 3시간 정도를 머문 후 떠났다.



보통 물류차는 짐을 내리고 싣고 하면 가버리는 게 통상적이다. 그러면 옷가게 점원들이 그날 혹은 다음날 물건 박스를 옮겨서 정리한다. 그런데 J는 3시간 동안 머물렀다.



본부에 보고된 자료는 J가 옷가게로 출입하는 그 시간대에 가게 컴퓨터 IP를 통해서 일본 홍보 댓글이 올려져 있는 시간과 일치했다는 사실이었다.



계속적으로 조사를 한 결과, J는 분기별로 한 번씩 일본대사관을 출입하고 있었다. 그러다 일본 대사관 주최 문부성 초청 한국 유학생 간친회에 참석한다는 사실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