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팬더

by 천동원

이렇다 할 사건, 사고, 정보 탐색 활동 등 업무가 발생하지 않은지 수 개월이나 되었다. 이런 기간엔 매년 인터넷 자체 교육으로 시간을 채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연간 100시간에 달하는 인터넷 교육 시간을 채우기가 힘들다. 공무원 기본소양교육이나 전문직 전공별 교육 등 분야별 시수가 정해져 있었다. 교육 수습 시간도 연말 개인 성과 평가서에 기록되었다.



갑자기 소회의실에서 말다툼 소리가 크게 들렸다. 정보상황실 1팀장과 차장의 목소리였다. 서너 차례 고성이 오가더니 잠잠해졌다.



2팀장 대리인 H는 말다툼 소리가 났던 소회의실을 나오며 팀원들을 소집하고 탕비실로 갔다.



H는 탕비실 티테이블에 둘러앉은 팀원들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모든 자원을 팬더들에게 집중한다. 팬더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정보를 파일화 하시오.”



팬더는 중국 첩보원들을 일컫는 한국 정보탐색반에서 부르는 말이다. 팬더들은 중국 물품 도매상으로 위장하고 물품 구입을 위해서 수시로 중국을 드나들었다.



국내 대도시의 화교 거리에서 중국차나 음식 조미료, 건조 해산물 등 국내에서 요식업을 하는 화교들이 필요로 하는 중국 물품이나 원재료 등을 수입하여 유통시킨다.



그런데 팬더들이 동남아 나라에서 마약을 밀수한다는 정보가 접수되었다.



이 정도의 정보 같으면 벌써 몇몇 증거가 확보되어 체포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아직 감시 자산을 활용해서 정보를 파일화 하라니 뭔가 더 큰 건이 걸려 있음을 모두가 직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