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실패, 어디까지 시도해봐야 하나?

시중에 도전할 수 있는 모든 다이어트 방법 총동원, 과연 그 결과는?

by 라연후

이전 글에서 시도했던

친구의 20kg 감량 비법을 꾸준히 실천한 결과,


당연히.


처참하게 실패했습니다.


친구가 말해준 것처럼

하루에 두 번씩 꼬박꼬박 했음에도 불구하고

몸무게에 큰 변화가 생기진 않더군요.


물론 2-3kg 정도는 확실히 빠졌지만,

2-3일 엄마가 차려준 양질의 식사를 하면

다시 원상복구 되는 오르락내리락 고무줄 몸무게였습니다.


그런 상태를 다이어트 성공이라고 말하긴 모호하죠.

아니, 모호하다고도 말할 수 없이 그냥 실패죠.

그도 그럴게,

여전히 저는 가장 큰 사이즈의 옷을 입었어야 했으니까요.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하루에 두 번씩 하던 운동조차 이젠 시들해졌습니다.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핑계로

운동을 더 이상 하지 않자 몸무게도 다시 돌아왔습니다.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많은 사람들이 도전한다는 식단 조절?

그거부터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단조절이 별 거인가?


그냥 덜 먹으면 되지.


라는 멍청한 생각을 했었죠.

그때는 그게 뭐 별 거냐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그게 별 거인 것을 그땐 왜 몰랐는지.


그런데 식단조절을 하기에는 꽤 어려운 숙제가 있었어요.

워낙 입이 짧고 귀차니즘이 심했던 저는,

원래 아침을 먹지 않았습니다.

아침을 먹고 등교를 하거나 출근을 하느니,

차라리 잠을 10분이라도 더 자자는 주의였어요.

그거 아침밥 조금 먹는다고

점심까지 배가 안 고픈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침에

뭘 얼마나 든든하게 챙기고 집을 나서겠나 싶었죠.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느끼하고 거북함은

제 위장과 타협되지 않은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아침밥을 줄일 건 없었죠.


그럼 점심은?


애석하게도 학창 시절 점심시간은

저에게 낮잠 시간이었습니다.


뭐 물론 성인이 된 제게 점심시간은...

그걸 점심시간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간단한 식사를 입에 물고

업무를 하기 바쁜 모습만 스쳐 지나가네요.


각설하고 학창 시절 급식은 정말.

정말 맛이 없었거든요.

특히나 입맛 까다로운 저에게

급식은 그냥 간식 수준이었습니다.


정말 맛있다고 하는 기성식품만 골라 먹었거든요.

매주 수요일, 금요일 파스타나 나오면

쫄래쫄래 가서 한 끼 해결할까...?


돈까스가 메인이면 돈까스만 먹었고

좋아하는 반찬이 나오면

정말 그것만 홀라당 먹고 나왔습니다.


그러니 제가 점심을 더 줄일 것도 물론 없었죠.

그럼 이제 저녁만 남았군요.


하지만 그렇게 하루를 부실하게 먹는데,

그걸 아는 저희 엄마가

저녁식사를 대충 차리실 리가 만무하죠.

하나뿐인 외동 딸내미가 밖에서 쫄쫄 굶고 귀가를 하는데요.


항상 열과 성을 다해 상다리 부러지도록 반찬을 해두셨고

입맛 까다로운 까탈쟁이 딸내미가 원하는 반찬이 있다면,

반드시 그것을 밥상 위에 올려주셨죠.


그런데 제가 어떻게 저녁을 포기하겠습니까.

아무리 불속성이라고 해도,

엄마의 정성을 봐서 한 술은 떠야죠.

물론 한 술만 뜨진 않지만요.


심지어 하루종일 쫄쫄이 굶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식사를 포기할 수가 있을 리가요.

그리고 식후에는 맛있는 과일도 디저트로 먹었죠.


그러니 제가 줄일 수 있는 건...

그 당시 디저트인 과일 정도였습니다.


하교를 하든 퇴근을 하든

집에 도착하면 6시쯤 되었으니,

저녁은 7-8시쯤 세 가족이 오순도순 모여 식사를 하고

식사를 마치면 저는 쏠랑 방으로 들어가 버렸죠.


과일을 먹지 않겠다, 다이어트를 하겠다!

선언을 하면서요.


하지만 다이어트를 도전해 보신 분들이라면 다 아실 겁니다.


고작.

네, 정말 고작.

저녁에 과일 안 먹는다고 살이 빠지지 않는다는 걸요.


식단을 조절하겠다는 건 얼마 가지 않아 처참한 실패 후,

거들떠도 보지 않겠다고 선포했습니다.


아침도 안 먹고

점심도 별로 안 먹는데

저녁을 어떻게 포기해?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돌이켜보면 정말 식단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다이어트 식단도 실패,

꽤 열정적으로 노력한 운동도 실패.


이제 남은 게 뭐지? 싶었습니다.


정말 다이어트 클리닉이라도 가봐야 하나.

고민의 고민을 하던 차,

딸내미의 늘어진 뱃살이 퍽 고민이셨던 엄마가

조심스레 한의원을 권유하셨죠.


살 빠지는 약.


이게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저는 반신반의하면서 한의원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가면서도 내내 부정적인 생각이 온몸을 지배했어요.

그런 식으로 다 살을 쉽게 뺄 수 있다면,

나를 비롯해 온 세상에

뚱뚱한 사람 하나도 없었어야지. 하고요.


그래도 꽤 절실했던 학창 시절의

저는 한의원을 착실히 다녔습니다.


그리고 성공했냐고 물으신다면,


당연히 실패입니다.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는 유년시절이었죠.


유년시절의 아픔으로(?)

저는 그냥 이런대로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살쪘다고 누가 흉을 보든 말든.

내 살에 그들이 뭐 하나 보태준 거 없으니까요.

밥 한 끼 사주기를 했냐며,

그냥 그런대로 굴러가기로 했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그 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어쩌면 믿는 구석이 있어서일 수도 있죠.


대학 들어가면 다 살이 빠진대.

20살 넘으면 예전 몸으로 돌아온대.


실제로 대학 입학증을 자랑스럽게 들이밀던

수많은 선배들의 조막만 한 얼굴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예쁜 줄 몰랐는데 꽤나 예뻐진 모습과

기억 속의 모습보다 훨씬 마른 모습들의 그녀들이요.


공부하느라 힘들어서 빠졌나 보다.

그러면 나도 고3 수험생 시절만 지나면

다이어트가 되지 않을까? 싶었죠.


그리고 저는 어렸을 때,

(누누이 말하지만 얼마나 어렸을 때인지

저는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말랐다고 했으니,

성인이 되면 당연히 살이 자연스레 빠지겠거니 싶었습니다.


성장기 때 호르몬의 과분비로 여드름이 잔뜩 나서

이마에 루비를 콱 박고 다녀야 하는 것처럼,

살도 성장기에는 찔 수 있다고 생각했죠.


여드름이 서서히 사라지듯이.

제 뱃살들도 사라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두 번의 수능을 치르게 됩니다.


그 혹한기의 수능을 두 번이나 치렀으니,

당연히 살이 빠졌겠죠?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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