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주의가 아니다.
가능하면 나는 실체가 불편하더라도, 불편한 실체를 탐구하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떤 것이 어떠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과
그 결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어떠한 성취에서 노력과 재능 중 재능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
곧 노력이 의미 없으니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 것처럼
노력과 재능의 비중이 아니라 심지어 노력하는 것도 일종의 재능이라는 것이 패배주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이런 말을 하기가 꺼려지는 것은
'노력도 재능이다'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그럼 저 사람은 노력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라는 패배주의를 가지고 있겠다고 판단하는 사람이 많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환경의 중요성은 누구나 꽤 인정한다. 그런데 성공은 개인이 열심히 노력해서,
실패는 개인이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서라는 잣대로 판단하는 건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내가 '열심'이나 '노력'에 관한 글에서 자꾸 종종 분노하는 이유는
그것들 자체를 부정한다기보다는 그것들이 주로 타인에 의해 주입되는 경우가 많고, 개인을 판단하는 데 있어 너무 엄격한 하나의 잣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인정할 건 인정해 줬으면 좋겠다. 노력하는 것도 개인이 처한 환경이나 기본적인 회복탄력성, 어떠한 노력이냐에 따라 타고나는 부분이 크다. 그렇다고 해서 노력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패배주의와 사실 또는 경향성을 구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꼭 한 번 말해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