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모든 것이 변한다는 것인가?

아무것도 변한 게 없는데.

by 프록시마

LLM(GPT 등 소위 말하는 챗봇)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일상에 깊게 파고들었지만, 정작 우리 삶이 크게 바뀐 것은 없다.

회사원은 월요일이 되면 또 출근을 해야 하고, 학생은 학교에 가야 하며, 자영업자는 거의 매일 가게 문을 열어야 한다. 그런데도 나는 감히 예측이 틀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5년 안에 모든 것이 변할 것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내 의견이라기보다는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한 것에 가깝다.)


당연히 시간이 지나면 세상은 변한다. 그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삶의 방식 자체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요즘은 사람들이 직접 챗봇과 대화하고, 이미지나 영상을 만들면서 보통 사람들의 미래 변화에 대한 타임라인도 많이 단축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변화는 그보다 빠르게 일어날 것이다.


당장 내년이면 세계적으로 자율주행이 훨씬 더 확대될 것이다. 물리적 세계에서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변화일 것이다. 자율주행은 단순히 일상생활 운전의 편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물류 및 운송업에서 변화가 일어날 것임을 의미한다. 완전한 노동대체까지 최소 10년을 얘기했던 일론이 3년 이내에 생산성 증가로 인한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얘기한 지점에서도 결국엔 가장 큰 부분은 자율주행이 차지하고 있다.


자율주행뿐만이 아니다. 내년 초가 되면 엔비디아의 새로운 GPU(AI의 핵심 부품) 아키텍처(설계버전) 블랙웰을 기반으로 하는 데이터센터가 작동할 것이다.(여기에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간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도 포함되어 있다.) 이를 기반으로 규모를 키우면 성능이 대폭 상승한다는 '스케일링의 법칙'이 깨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제미나이 3에서 증명된 만큼, 언어모델의 성능 또한 대폭 상승이 예상된다.


로보틱스와 UAM(도심항공교통, 쉽게 말하면 전기수직이착륙 비행기)도 아직은 초창기 단계이지만 내년에는 본격화될 예정이다. 양자컴퓨터는 당장 내년에 본격화되기는 어렵겠지만, 역시나 위에서 언급한 시간 안에 대폭 발전하여 유의미한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유전자편집 기술의 발전과 AI를 통한 신약 개발 등 AI가 가속화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이러한 소위 말하는 딥테크 기술들이 AI와 융합되어 발전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AI(알파폴드)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데미스 하사비스는 AI를 단기적으로는 과대평가, 중장기적으로는 과소평가되었다고 평가했다.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사람들이 현재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놀라워하지만 이내 금방 적응해 버리고, 언제나 현재 수준을 기준 삼아서 AI는 앞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은 뛰어넘기 힘들 거라는 식의 예상을 한다고 느꼈다. 그래서 오히려 사람들은 AI를 단기적으로도, 중장기적으로도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생각에는 AI는 예상을 전부 뛰어넘을 확률이 훨씬 높다. 그리고 그 시기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시기보다 짧을 확률이 매우 높다. 나도 아무리 빠른 발전을 믿고 있다지만, 하루하루를 살아감에 있어서는 기대감이 높아서인지 발전이 지지부진해 보인다. 그런데 인간은 원래 지수적 발전이라는 것을 개념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도 진정으로 지금 지수곡선에 가깝게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잊어버린다.


이 지점에서 많은 AI 전문가들이 걱정을 한다. 만약 AGI까지의 기간이 5년 남았다면, 사실 지금부터 사회적인 제도를 정비하고, 개인적으로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기에 그렇게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AI가 인간을 아득히 뛰어넘는 시간을 좀 더 먼 미래 어느 시점쯤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반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지는 않는다. 당장 LLM을 쓰다 보면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아직도 많고, 여러 가지 장벽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미국에서 AI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기 위해 제네시스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같은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는 동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AI=chatGPT 무료버전'쯤의 감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주석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사실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다운로드당 유료가입자 수 전 세계 2위인 우리 국민들은 이러한 변화에 아주 깨어 있는데 내가 괜한 걱정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적어도 미래에는 기존에 작동해 오던 안정적인 생애 주기 시나리오가 그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저축을 해서 집을 사고 가족을 이루고 노후를 대비하는 등의)

이미 다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그렇다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