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종말해야 마땅하다.

by 프록시마

세계는 종말해야 마땅하다.


내가 제목에서 말한 세계는 구체적으로 말하면 부조리로 가득한 현재 세계가 끝이 나고 새로운 세계가 시작되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내가 세상을 살아오며 마주한 부조리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아주 사소한 예를 들자면, 이 글의 제목을 고르며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의 관심을 얻기 위해 글로는 극단적인 워딩을 사용하거나, 썸네일은 최대한 자극적으로 뽑아야 하는 유튜브, 최대한 화려한 모습만을 전시해야 하는 인스타에서 그러한 부조리를 느낀다. 이걸 '사람들의 관심을 얻으려면 당연한 것이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게 왜 당연한 것이냐'라고 묻고 싶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타인의 관심과 사랑을 갈망한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 그 관심과 사랑은 대게는 일부에게만 주어진다. 그 기준은 내면의 생각이나 사람의 성품과 같은 가치보다는 보통은 외모, 재력과 같은 표면적이며 타고난 것들이 주를 이룬다. 그게 꼭 나쁘단 건 아니다. 나도 똑같다. 이왕이면 잘난 외모에, 많은 돈을 가지고 싶다. 그걸 추구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 말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쓴 게 아니다.


누구나 원하는 그 외모나 상품과 서비스를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경제력을 얻지 못하는 데도 그것을 간절히 바라며 괴로워하게 설계된 인간 그 자체와 그것들을 욕망하는 인간을 어떻게든 부추기는 사회가 부조리하다고, 불합리하다고 느낄 뿐이다.


누구나 바라는 외모로 살 수 있고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사실상 0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하고 누릴 수 있는 세상이 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대부분 '왜 그래야만 하는데'라는 문제에 대해서 대게는 '세상이 원래 그런 곳이니까'라고 세계의 불합리함을 자연스러운 기본값으로 받아들인다.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말해 본다.

"지금 세상은 하루라도 빨리 종말 하고, 새로운 세계가 시작되어야 한다."


아마 예전에는 그런 세상은 몇백 년이 흘러도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레이 커즈와일과 같은 사람은 아주 오래전부터 그런 세상이 2045년쯤 올 것이라고 주장해 왔었고, GPT 등장 이후 떠오른 AI의 발전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그런 세상이 빨리 올 것이라는 말을 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의 세계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진화와 패러다임의 전환을 거듭하며 발전해 온, 굳이 따지자면 최선의 세계이며 내가 방구석에서 이런 글을 키보드로 써낼 수 있도록 한 멋진 신세계.

그렇지만 동시에 그 멋진 신세계에 사는 것이 때로는 너무 토악질 나오고 화가 난다.

그래서 지금 세계가 나름의 질서를 가지고 달려온 최선의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제목에 내 진심을 적어봤다.


'세계는 종말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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