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대한 답은 비교적 간단하다. 결국 아직까지 어떤 AI도 우리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만큼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 삶에 실질적인'이라는 말이 좀 애매한 것은 사실이다. 이미 개발자로서, 학생으로서, 직장인으로서 다양하게 AI를 활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일부는 이미 자율주행을 경험해 보았을 수 있고, 일상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거의 모든 사람이 AI의 발전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달라지는 경험은 거의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제목과 같은 느낌이 든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우리는 여전히 대부분의 일을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요리나 청소 등 일상의 간단한 작업부터 운전, 직장에 다니는 등의 활동들 말이다. AI는 아직까지 '창발(하위 계층에는 없는 특성이나 행동이 상위 계층에서 자발적으로 돌연히 출현하는 현상)'을 바탕으로 무언가 만들어서 우리에게 충격을 주진 못하고 있다. 물론 연구 단계나 학문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발견 혹은 발명이 일어났다는 소식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그것들을 우리가 피부로 느끼기엔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전기차는 캐즘을 맞닥뜨렸고, 우리나라에 사는 국민들 중 현재 FSD를 지원하는 아주 고가의 테슬라 차량에 탑승해 자율주행을 경험해 볼만한 인구가 얼마나 되겠는가.
LLM의 답변도 마찬가지이다. 아직까지는 내가 묻는 답변에 대해 최대한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럴듯한' 답변을 생성해 주는 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 종종 '어떻게 이런 답변을?'이란 순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발전하여 AGI, 더 나아가 초지능으로 발전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작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좀 더 본격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특히, 블랙웰 GPU 기반 모델의 등장과 FSD의 보급화, 옵티머스 양산 시작, 알파폴드 등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약과 치료법의 발전 등 많은 일이 현실화되었으면 좋겠다. 에이전트도 이미 작년부터 발전하기 시작했지만 올해는 그래도 간단한 작업은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누군가는 오늘도 AI의 발전을 위협으로 인식할 테지만, 천천히 간다고 반드시 옳은 방향으로 가리란 보장도 없다. 아마도 AI 발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결국 언젠가 부딪혀야 할 문제일 테고, 문제를 마주치기 전에 미리 해결책을 마련한다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올해야말로 기필코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본격적으로 문제에 대한 논의도 보편화되고, 사회와 개인의 삶에도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