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게 돈이 됩니까?

by 프록시마

철이 좀 지났다고 생각은 하지만 '재벌집 막내아들'의 대사가 떠올랐다. 나는 굳이 따지자면 언제나 가난과 함께 살았다. 극한의 빈곤층은 아니었고,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엄밀히 따지면, 마음이 부유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나는 주로 무용한 것들을 사랑하는 편이다. (이것도 좀 지난 '미스터션샤인' 대사잖아)

글을 쓰는 것도, 집에서 뒹굴거리는 것도, 카페에서 멍을 때리는 것도 돈이 들면 들었지, 돈을 버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일이다.


'부자가 되는 것'은 모든 사람의 꿈이겠지만, 나는 부자가 되는 것보다 '돈에 구애받지 않는 삶'을 꿈꾼다. 그게 뭐가 다르냐고 묻는다면, 비슷할 수는 있지만 다르다고 답하겠다. 이왕 돈에 구애받지 않을 거면 돈이 엄청 많으면 좋겠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그냥 생존을 위해 억지로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삶,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삶을 꿈꾼다고 해두자. 부자라기보단 파이어족이 꿈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그래서 투자를 하고 있기도 하고.)


글을 쓰는 일도 그냥 아무런 대가가 없어도 내가 즐겁게, 꾸준히 해 나갈 수 있는 일로 남았으면 좋겠다. 사실, 현실은 별로 그렇지 못하다. 당분간은 괜찮을지 모른다. 그러나 계좌 잔고가 점점 줄어들면, 결국 나도 진양철 회장에 빙의한 듯 '그기 돈이 됩니까?'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다시 돈이 되는 일에 매달려야 할지 모른다. 그래도 적어도 지금은 글을 쓰면서 특별히 다른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글을 토해내는 데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퇴고도 최대한 하지 않고, 그냥 쓴다.


우리 사회의 압도적인 가치 1위가 '돈'으로 자리 잡은 지 이미 꽤 된 것 같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강이나 가족, 친구보다도 우선순위에 있다. 사실, 나도 하는 짓은 돈 안 되는 짓만 골라하면서 누구보다 돈을 사랑하는 속물일지 모른다. 그냥 그렇게까지 나를 희생하면서 돈을 벌고 싶지 않을 뿐이지. 그래도 다른 나라의 조사 결과와 확연히 다른 우리나라의 결과를 보면,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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