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환기

by 프록시마

겨울은 건조해서 그런지, 이상하리만큼 방 안 공기가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서 종종 환기를 하는 데, 방금 문득 환기를 하며 내 삶의 서글픈 단면이 떠올랐다고 하면 믿어지는가?


방 안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그토록 열심히 난방을 해놓고, 공기가 답답해서 창문을 열어 방 안을 다시 차갑게 만드는 행위가 문득 이상하게 느껴졌다. 이게 묘하게 내 삶의 단면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내 나름대로 마음의 온도를 높여놓고, 마음의 문을 열고 상대방에게 닿고자 했다. 그런데 상대방의 마음은 겨울철 찬 공기마냥 나와 다른 것이었다. 그래서 내 마음은 도로 차갑게 식어버리고, 찬 공기가 폐를 찌르듯 그저 상처만 남은 채 마음의 창문을 다시 닫아버리는 장면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또 다른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다. 열심히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열정으로 나를 가득 채워 불태웠는데, 막상 결과를 열어 보니 너무 공허하게 느껴질 정도로 텅 빈 것이었다. 그냥 그런 장면들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아마도 쓸데없이 감정적이고 우울에 빠지는 성정과 밤이라는 시간 탓임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순간 그 서글픔이 너무 강하게 느껴져서 겨울이 또 문득 짜증스럽게 느껴진다. 나는 어지간히도 추위가 싫은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글마저 솔직하게 쓰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