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9-12-금
기분 좋게 시작한 금요일 아침이었다. 스터디카페에서 오늘 하루의 기어를 열심히 돌리고 있었다. 9시가 조금 못 되어 집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집으로부터 전화는 반가운 마음보다는 "무슨 일이지?" 하는 불안과 걱정의 마음이 먼저 생긴다.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에 의한 예감이다. 역시나, 아들이 울고 불고 난리다. 이유는 마스크가 없어 학교에 갈 수 없다는 것였다. 2019년 말 시작된 코로나19 이후, 몇 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는 공공의 장소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다. 2022년 이후, 마스크 착용은 조금씩 선택 사항이 되어 갔다. 선택 사항이 된 이후, 마스크 착용 여부는 개인들의 성향이 반영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은 2021년 코로나19에 대한 백신 개발과 같은 해법으로 조금씩 상황이 나아질 때, 초등학교 입학을 했다. 당연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학교를 다녔다. 그 이후, 우리 아이들은 학교 갈때, 지금도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다른 장소를 갈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 난 개인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답답해 하는 편이라, 마스크 착용이 선택사항이 되었을 때, "드디어 마스크로부터 해방이다!" 하며 좋아했다. 하지만, 우리 남편의 경우, 마스크 착용의 장점들, 특히 겨울에는 찬바람으로부터 보호해줘서 감기도 덜 걸리고, 공공장소에서 바이러스 감염될 경우도 낮추어 주고, 등등 건강 보호 관점에서 한 참 동안 착용했다. 아이들의 오랜 마스크 착용이 습관처럼 되어 버린 배경에는 이런 남편의 영향도 있으리라고 감히 예상해 본다. 올해 초, 학교 담임선생님과 상담할 때, 선생님께 마스크 착용에 대해 의견을 구했다. 생활에 큰 문제가 없다면, 아이들이 원하니, 마스크 착용을 계속하는 것도 괜찮다는 의견을 주셨다. 왜, 우리 아이들은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싶어할까?
남편과 나는 나름 가정일, 가사일과 육아를 암묵적 합의로 어느정도 나누어 분담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회사를 그만 둔 이후, 여전히, 남편이 아이들의 아침을 챙기고, 학교를 보내는 일은 계속 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남편은 나보다 예민하고, 감성적이다. 결혼 생활 한참 후에 그 사실을 깨달았다.
남편도 아들의 마스크 소동?에 대해 조용히 설득으로 시작했을 것이다. 해결책을 제안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들은 자기의 원하는 바를 계속 주장하고, 그것이 몇 차례 반복 되면서, 남편의 감정적 대응이 시작되면서, 남편도 열받아, 아들을 남겨둔 채, 작업실로 간 듯 하다. 오늘 이 소동의 결론은 다행히도 아들은 학교에 갔다. 집에 마스크가 없지는 않지만, 아들의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시작 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속상했을 아들도, 남편도, 집에 돌아 오는 시간에는 한 결 마음이 나아져 있기를 바래 본다. 소동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지나간 일이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화의 장을 불금 밤에 가족이 파티를 하며 이야기를 해 보아야겠다. 가능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