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 42일

2025-10-3-금

by 코리아앤

긴 연휴의 첫 날이다. 오늘은 개천절이기하다. 아이들이 지난 주말부터 외할버지 집 방문에, 부산 여행에, 계속 쉬고 있다 보니, 오늘 왜 쉬는지? 잘 몰라했다. 나도 초딩시절에 그랬을까? 아마도 그랬겠지. 아니, 안 그랬을 수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대중 목욕탕에 가는 것이다. 내가 사는 곳 주변에는 대중 목욕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코로나19이후, 그나마 집 근처에 있었던 찜찔방 시설을 갖춘 대중 목욕탕이 문을 닫아서, 더욱이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활동은 이제는 가끔 귀하게 하는 취미 생활이 되었다.


고향 부모님 집에 가면, 꼭 한 번은 목욕탕에 간다. 엄마가 애용하시는 그 목욕탕은 20년 이상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시설은 오래된 느낌이 난다. 노후된 부분들은 중간중간 계속 유지 보수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처음, 20년 전, 그 목욕탕을 이용할 때 주인이 지금 주인은 아니라고 한다. 이번에 부모님댁 방문했을 때도, 새벽에 일어나 혼자 목욕탕을 다녀 왔다. 목욕탕은 4시30분에 시작했다. 난 거의 6시에 갔는데, 이미 목욕을 끝내고, 가시는 분들도 있었다. 달목욕, 한달 이용권을 구매해서 목욕탕을 이용하는 것, 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고 엄마한테서 들었다. 그러다 보니, 특정 시간에 목욕탕을 이용하시는 분들끼리 나누는 인사와 주고 받는 대화들이 친밀하게 들렸다.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모두 서로 서로가 칭찬과 응원의 말투로 "잘했네", "잘 됐네" 하는 긍정의 반응들이 옆에서 듣고 있는 나도 웃음 짓게 했다.


왜 뜬금없이 목욕탕 이야기를 하느냐면, 내 기억으로, 난 초딩 3학년부터 혼자서도 목욕탕에 갔다. 초딩 3학년을 기억하는 이유는 목욕탕에서 한 아주머니가 혼자 와서 몸을 씻고 있는 나를 칭찬해 주었던 기억이 또렷하기 때문이다. 역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기억도 오래 지속 되게 하나 보다. 초딩 때는 대부분 엄마랑 목욕탕을 같이 갔다. 어쩌다 혼자 목욕탕에 간 것은, 우리 엄마가 의도적으로 독립적인 교육을 시켜서 그랬다기보다 방목에 가까운 교육환경 속에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왜냐면, 매주 1회 대중 목욕탕에서 몸을 정갈하게 씻는 것은 한주 시작 전, 학교를 가기 전, 의식 같은 행위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어째든, 나의 기억에는, 나는 혼자도 목욕탕을 가서, 혼자서도 몸을 잘 씻고 왔다.


비교는 좋은 것이 아니다. 그런데, 머리에서 자동으로 작동될 때가 많다. 우리 아이들과 주말, 연휴를 함께 보낼 때면, 답답하고, 갑갑하고, 애가 탈 때가 많다. 그러다보면, 소리를 높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진짜 그러고 싶지 않은데...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하는데...

l_2020010301000328500021691.jpg 내가 좋아하는 대중 목욕탕 / 출처-경향신문 at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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