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3-월
나와 남편은 경상남도 출신이다. 경상도 하면, 사람들은 무엇을 먼저 떠올리게 될까? 성격이 급하다, 직설적이다, 무뚝뚝하다, 의리가 있다, 등등. 주변인들이 경상도 사람들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대화를 하는 것인지? 말싸움을 하는 것인지? 의아해 한다. 관계를 형성하는 시작 단계의 경우, 이러한 특징들은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의리가 있다'는 좋은 의미는, 무뚝뚝한 듯 하지만,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일까? 모르겠다. '의리가 있다'는 특징은 일정 시간 사람을 겪어 봐야 알 수 있는 부분 같기 때문이다.
남편은 대학교때부터 서울 생활을 했으니, 서울 살이가 30년이 넘었고, 나는 20대 완전 후반부터 서울에 살았으니, 20년이 넘었다. 우리 부부의 말투에는 여전히 경상도 억양이 있다. 특히나, 서부경남이라 불리는 진주시와 지리산을 끼고 있는 산청군 출신들의 말투는 다른 경남 지역에 비해서도 억양이 강한 말투라고도 한다. 긴 세월 서울살이를 하고 있어도, 여전히 강한 말투로 말하는 말들이 있고, 다행히 순화된 말투로 말하는 말들도 있다. 그 덕분?에, 우리 아이들은 서울에서 태어나고 10년이 넘게 자라고 있지만, 집에서는 대부분 경상도 억양의 말투 말을 어정쩡한 서울 말투보다 많이 듣고 자라서, 간혹 다른 사람들로부터 "어느 지방에서 왔니?" 하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이런!
초기의 서울 생활 동안에, 나의 경상도 억양과 사투리 섞인 말투 때문에, 주변의 사람들, 특히 서울 출신의 사람들,이 재미있어 했다. 많은 여자들의 경우, 어떻게든 경상도 사투리를 바꾸어 보려 노력하는데, 난 별로 개의치 않고, 경상도 말투와 때론 사투리도 섞어 말했기 때문이다. 이런 일도 있었다. 서울에서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님께서 나에게 대뜸,
"중국 연변에서 왔어요?"
당황스럽고, 황당했다. 내 말투의 어떤 점이 기사님으로 하여금 중국 연변인 말투처럼 들릴 게 했을까? 그 시절, 외부 사람들을 특히나 많이 만나는 구매 업무를 하고 있어, 나름 옷도 잘 차려 입고 다녔는데.. 오해하지는 마세요. 연변에서 오신 분들이 옷을 못 입고 다닌다는 것이 아니라, 스타일에 차이가 있다는 의미이다. 혹시, 내 얼굴 때문인가?!
경상도 말투하면, 대표적으로 천하장사이기도 했고,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호동이 떠오른다. 강호동은 오히려 경상도 말투를 적극 활용하여 방송활동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대중들에게 분명하게 인식 시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러 지역의 사람들은 강호동의 강한 경상도 말투에 재미를 느끼면서, 동시에 호감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물론, 시끄럽기는 하다. 난 강호동에게 고맙다. 경상도 말투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 시키는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 말투를 바꾸려 노력을 크게 하지는 않았다. 출신 지역이 달라도, 우리 모두 한국말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혹, 의미가 다르게 쓰이거나, 상대방이 모르는 사투리를 사용하는 경우,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대화를 통한 서로를 이해하는데 문제는 크게 없었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강호동 말투가 시끄럽게 느껴지는 것은 소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빠르기도 하다. 이 부분, 소리가 크고 말이 빠른 것,에 대해서는 남편도 나도 주의를 해 보자고 동의했다. 이렇게 동의 되는 부분도 있고, 기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