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 57일

2025-10-18-토

by 코리아앤

남편은 시골 출신이라 중학교 때부터 가까운 도시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유학 생활 동안,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여 혼자 하숙 또는 자취 생활을 했다. 또는 누님과 형님과 함께 생활을 하기도 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혼자 생활한 시간이 많다 보니, 어찌 되었든 나보다 요리를 잘 한다. 결혼을 주저하는 나를 설득할 때, 요리 잘 하는 부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한식을 잘 한다. 아쉬운 점은 메뉴가 다채롭지는 않다. 다시 생각해 보니, 꼭 그렇게 -메뉴가 다채롭지 않다- 말할 수도 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요리앱을 활용해서 요리를 잘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가지 음식들을 잘 만드는 편이다.


남편이 지난 몇 달 동안, 즐겨 만들었던 음식 중 하나가, 감바스 알 아히요 (Gambas al Ajillo)이다. 스페인식 마늘 새우 요리이다. 이태리 음식을 팔거나 와인을 파는 음식점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감바스를 집에서 요리 해서 먹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남편과 나는 주류 중에서 와인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와인의 장점은 천천히 마시면서, 상대적이지만, 다른 주류들에 비해 오랜 시간 멀쩡한 정신으로 대화를 긴 시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와인도 술이기 때문에, 개개인들의 알코올 임계점을 지나기 시작하면 취한다. 음식점에서 파는 감바스는 양이 그렇게 많지 않다. 우리 집에서 감바스를 만들면 시챗말로 '한 솥' 만든다. 새우 듬뿍, 마늘은 적당히, 건조 이탈리아산 매운 고추인 페페론치노(Peperoncino)는 아주 조금 넣는다. 아들이 매운 것을 잘 못 먹기 때문이다. 당근 올리브오일 가득 넣는다. 우리 집은 바게트 대신에, 식빵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오븐에 살짝 굽는다. 익힌 새우와 익힌 마늘과 함께, 구운 식빵은 올리브 오일에 찍어 온 가족이 맛있게 먹는다. 감바스의 씹을 수 있는 새우, 마늘을 다 먹고 나면, 여전히 올리브 오일은 많이 남아 있다. 우리 남편은 알뜰하다. 그 올리브 오일에 명란젓을 넣어 명란젓 오일 파스타를 만들어 먹는다. 많은 아이들이 면요리를 좋아하듯, 우리 아이들도 면요리를 좋아해서, 오일 명란젓 파스타도 잘 먹는다. 입안에 군침이 도는구나!


최근에는 감바스를 먹지 못 했다. 뭐든 자주 먹고 많이 먹으면 질린다. 지난 몇 달 동안, 한 달에 한 번은 감바스를 '한 솥'씩 만들어 먹다 보니, 아이들이 이제 먹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남편은 나보다 아이들의 요청을 높은 순위로 고려하기 때문에, 좀 더 기다려야 할 듯 하다.


주말인 토요일, 오늘 아침에, 내 느낌으로는, 남편이 집에 반찬이 많이 부실하다고 생각했는지?, 요리를 몇 가지 했다. 콩나물국, 콩나물 무침, 멸치 볶음. 남편과 내가 먼저 밥을 먹고, 늦잠 자고 일어난 아이들은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서 맛있게 많이 잘 먹었다. 요리할 줄 아는 남편 덕분에 기분 좋게 맛난 아침을 먹었다. 조만간 감바스 먹을 수 있겠지?!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음식점에서 먹는 감바스 / 출처 - 구글 이미지
우리집에서 먹는 감바스 / 출처-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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