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3-목
회사를 그만 둔 이후, 나는 하루를 스터디카페에서 시작했다. 거의 6개월이 되어 간다. 남편은 진담반, 농담반으로 자신의 작업실을 이용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가끔씩 했다. 아침과 오전에는 스터디카페에서 하루 루틴 중, 집중을 필요로 하거나, 그날에 꼭 해야 하는 일들을 했다. 그리고, 점심 때 남편의 작업실로 이동해서 같이 점심을 먹고, 남편의 작업실에서 다른 할 일들을 했다.
구직활동 기간이 계속 길어지고 있다. 미래의 일은 아무도 모른다. 현재의 나는 어떤 효과적인 방법으로 구직 가능성을 높일지? 솔직히, 그닥 좋은 아이디어가 없다. 나의 경력과 맞는 일자리를 찾고, 이력서를 보내고, 또는 네트워킹을 통해 구직 가능성을 알아보는 일반적인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요즘 읽고 있는 책들 중에서는, 내 나이 정도 되면, 아름다울 때 또는 물러나야 할 때 물러나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글귀도 있었다. 나의 대학 시절인 1990년대 초, 한국 사회와 문화 영역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친, 서태지와 아이들이 생각났다. 1992년 봄에 데뷔를 하고, 1996년 1월에 은퇴 선언을 했다. 가장 정점에 있었을 때, 팀이 해체 되었다. 감히, 내가 서태지와 아이들 경우를 나와 비교하는 것은 아니지만, 100세 인생 시대에 한국사회의 일반적인 교육 과정(초,중,고,대학) 16년을 마친 이후, 20년 이상을 회사라는 곳에서 활동을 했으면 '수고했다!' 라고 말해도 될 것 같다.
권고 사직 연락을 받은 후, 두근거리는 가슴을 겨우 진정 시키며, 나의 멘토님과 통화를 했다. 멘토님 말씀이,
"회사를 그만 두어도 죽지 않아요. 어떻게든 살아가요. 세상에 할 일은 많아요."
멘토님과의 인연은 10년이 훌쩍 넘었다. 멘토님은 주관이 분명하시면서, 동시에 현실감각이 뛰어난 분이라 나는 생각한다. 멘토님의 말씀은 맞았다. 나는 잘 살아가고 있다. 오히려 이런 글쓰기를 통해 나에 대해 탐구도 하면서. 동시에 나답게 사는 방법들도 탐구하고 실험도 하면서.
회사 구직 활동 외에 다른 모든 가능성에 대해 검토 해보려 한다. 그런 결심을 스스로 축하 또는 응원하기 위해 남편의 작업실 귀퉁이, 햇빛 잘 드는 공간에 나의 책상을 마련했다. 무료로 1평 남짓의 공간을 마련해 준 남편이 고맙다. 프리랜서 작가 남편 덕도 보고, 기분 좋다. 가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