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7-월
하늘은 높고 푸르지만, 기온은 뚝 떨어져 쌀쌀하다. 이번주 주말부터 11월의 달력이 시작된다. 이상 기온 현상으로 우리나라도 사계절의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면서, 추운 겨울의 시작이 점점 늦어지는 것 같다.
모르는 것을 익히는데, 이전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50대 이전과 비교해서 정량적으로 얼마나 더 걸리는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내 느낌은 2배의 슬로모션 속도로 느려진 것 같다. 이전에는 1시간이면 충분하게 해 치운 일들을 지금은 2시간은 걸리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빠릿빠릿함이 서서히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 일 것이다.
게다가 나는 이제 한 개인으로 다양한 상황들에 직면해야 한다. 특히나, 경험이 없는 분야의 경우, 시행착오를 할 수 밖에 없을텐데, 어떻게 대응해 나가게 될까? 나의 기대치와 급한 성격을 조금씩 개조해야 마음도, 정신도 건강하리라 예상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결혼 전 이미 개인 사업자로서 미술학원을 운영했고, 지금까지 쭉 작가생활을 하면서 성인 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남편이 대단해 보였다. 뭐든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좋은 점이든 어렵고 힘든 점을 알기 힘들다. 머리로 이해가 오히려 오해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공감까지 잘 하기는 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 이후, 몇 년 동안은 작가 생활만 했지만, 아이들이 태어나고 난 이후, 다시 미술학원을 운영 해 온 세월이 10년이 넘었다. 동시에 꾸준하게 작품을 그려 오면서, 개인 또는 단체 전시활동도 하고 있는 것이 존경?스럽기까지 생각 되었다. 내가 너무 오버하고 있나?
점심을 같이 먹고 난 후, 남편이 계속 하얀 캔버스(canvas)만 쳐다 보고 있었다. A4크기의 연습장에 그림 스케치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진들을 이것저것 넘겨 보기도 하고... 새 작품을 시작하기 위해 앉아는 있는데, 마음만큼, 생각만큼 잘 되지 않는 상태로 보였다. 내가 말을 건넸다.
"산책 다녀 올까요?"
"그게 좋겠네!"
산책을 다녀 온 후, 지금 나도 이 글을 쓰고 있고, 남편도 산책 전과 다른 바쁜 움직임을 하고 있다. 이제 2달 가량 매일 글을 쓰고 있으면서, 창작?의 힘듬을 토로하기 부끄럽지만,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 없구나!' 하는 생각이 역시나 들었다.
천재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현재를 좇는 자는 언젠가 현재에 따라 잡힌다'
이 말에 대한 해석을 안광복 작가는 세상의 흐름에 조급해하며 목소리를 내려 하지 말고, 꾸준하고 묵묵하게 창조적인 작업을 계속해 갈 일이다. 라고 했다. 속도가 2배속으로 느려지더라도 계속 해 보자. 희망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진다. 오예!
PS : 안광복 지음 <도서관 옆 철학카페> 43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