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 68일

2025-10-29-수

by 코리아앤

오랜만에 점심 약속이 있었다. 약속 장소는 올 해 그만 둔 회사가 위치한 장소 인근이었다.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출근과 퇴근을 주로 했다. 근무할 당시, 출근은 이른 시간에 하는 편이라, 운전 하더라도 차가 막히지 않는데, 퇴근 시간은 거의 항상 차가 막히는 상황이라, 나의 선택은 대중교통이었다.


약속 시간에 맞추어, 오랜만에 출근 하던 경로로 이동을 했다. 익숙한 길이었지만, 조금은 낯설게도 느껴졌다. 지인과 점심도 잘 먹고, 즐겁게 이야기도 나누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내가 자주 이용했던 꽃집에 들렀다. 이 꽃집은 지하철 환승구역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쉽다. 회사를 그만 둔 이후, 오랜만에 꽃집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항상 느끼지만, 이 꽃집은 꽃 포장을 참 이쁘게 잘 하는 것 같다. 오늘도 역시나 이쁜 생화 꽃다발이 한가득 진열 되어 있었다. 게다가, 그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남자 플로리스트가 꽃 포장도 하면서 판매를 하고 있었다. 어머나!!! 감탄사는 놀라움의 표현이다.


외모에 관해 말하는 것은 조심해야 하는데, 나의 놀라움에 대해 궁금하실 것 같아서, 조금만? 이야기 하려 한다. 나는 키가 크고 호리한 체형의 남자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편이다. 우리 남편도 결혼 당시는 그랬다. 남자 플로리스트가 우리 남편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얼굴 크기가 남편 얼굴 크기의 반 정도 수준이었다. 남편은 자신의 큰 얼굴에 대해 자신감이 없어한다. 특히나, 남편은 얼굴 작은 백인 남자들을 보면, 신기해 하고 부러워한다. 내가 과장을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남자 플로리스트는 보통의 남자들 얼굴 크기보다 분명 작았다. 여자 플로리스트든 남자 플로리스트든, 플로리스트에게서 느껴지는 직업적 인상이 있는 듯 하다. 나의 선입견일 수도 있다. 그 얼굴 작고 키 큰 남자 플로리스트는 감수성 풍부해 보이는 인상에다 아름다운 꽃을 다루는 섬세함도 느껴졌다. 게다가, 아름답고 연약한 꽃을 항상 다루고 있어 그런지 따뜻하고, 자연친화적인 느낌과 동시에 묘한 예술성까지 가진 듯 하였다. 생화 한다발을 사면서 간단한 대화를 나누었다.


"이 꽃 가게에서 남자 플로리스트는 오늘 처음 뵙네요."

"그러세요?"

"매번 느끼지만, 이 꽃 가게는 꽃 포장을 너무 이쁘게 하세요"

"저희 가게는 꽃 포장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감사해요."


웃는 미소는 더 매력적이었다.


반백의 나이인 나의 표현이 '참 유난스럽다' 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다. 좋은 것을 보고, 좋다고 솔직히 표현할 수 있어 나는 좋다. 얼굴 작은 남자 플로리스트 덕분에 기분이 좋은 하루였다.

238775467-activity-of-a-men-in-daily-life-and-office-or-workplace-cartoon-character-vector-illustration.jpg 작은 얼굴에다 훈남인 플로리스트 / 출처 -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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