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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과 결과 (홈스쿨 2)

by 프랩

차를 타면서 학교가 점점 멀어질 때, 나는 어떠한 자유를 느꼈다.

조용함이 깃든 자유였다.

그렇다, 나는 내가 그토록 원하던 그 자유를 얻었다.


하지만 그다음 걸어가야 할 길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갈 곳 없이 표류했다.

학교, 규율, 규정 등, 정해진 길을 따라가던 삶은 사라졌다. 이제는 스스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이 잡념은 곧 부모님에게서 들은 한마디로 끝났다. 기차로 한 시간쯤 걸리는 국제학교에 나를 보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아니, 오히려 홈스쿨을 하겠다는 것은, 국제학교를 가려고 하는 철없는 협박 도구이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나는 그 말이 나에게 안도감을 주었다.


분명 홈스쿨은 내 결정이었다. 아무도 나를 강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내 결정을 이해하라고 강요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내가 내린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질 만큼 용감하지 못했다.

나는 아직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는 열두 살짜리 아이였다.


이제, 조금은 억지로, 내 삶은 다시 채워졌다. 이번에는 다른 사람들, 부모님이 나를 위해 희생해서 만들어준 길로. 하지만 그들의 결정은 감정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었을 뿐, 현실적인 부분은 고려되지 않았다. 사실 내가 그 학교에 다닌다면 우리는 여전히 경제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또한, 우리의 금전 상황이 갑자기 나아지지도 않았다. 국제학교는 가고 말고의 선택이 아니었다. 현실이 막아선 벽이었다.


그날, 나는 희망에 가득 차 잠이 들었다. 그리고 어렴풋이, 어머니가 조용히 내 방으로 들어와 나를 깨우는 모습이 보였다. 밖은 아직 어두웠고, 세상은 완전히 고요했다. 아마 새벽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삶과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 그리고 그 시작과 함께, 나의 희망은 조용히 끝났다.


나의 회피는 끝났다.

남은 것은 오직 행동과 결과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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