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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무선 May 20. 2016

모바일 광고시장-헤밍웨이가 필요하다

어려운 내용을 간결하고 쉽게 풀어 설명 할 순 없을까

입사후 3년간 했던 업무는 백화점 상품을 인터넷으로 파는 영업직 이었다. 그러다 4년 전 보직이동으로 '온라인쇼핑 제휴 마케팅' 을 맡게되었고 그 때부터 나의 멘붕은 시작되었다.


예시 1) 본 광고를 집행하시면 카니발 없이 오가닉 유저의 ROAS상승에 컨트리뷰트 할 수 있습니다.


미팅때 이런 표정을 짓고싶지만 참을때가 대부분이다

과연 이게 무슨말일까? 난 학교에서 영어 영문학을 전공했고 단어의 뜻도 개별적으론 아는데 도무지 어떤 뜻인지 알 수 없었다. 그때 나는 4년차 직장인이었고 나름 영어를 한다는 생각에 수치스러워 조용히 네이버를 뒤져 의미를 파악하곤 했다. 심지어 이런 용어들은 자세히 설명된 포스트를 찾기도 힘들었다.


혹시 글을 읽는 사람중에 위의 예시를 100% 이해할 수 있다면 십중팔구 나와 같은 온라인 제휴/광고 마케터일 것이다. 해석하자면 카니발은 브라질 삼바 카니발할때의 축제의 의미가 아닌 "제살 깎아먹기" 혹은 "자기잠식효과" 의  'Cannibalization' 을 뜻한다. 여기서의 뜻은 광고로 매출을 늘리더라도 원래 나던 매출을 깎아먹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구글이미지에 CANNIBALIZATION을 쳐보았다


오가닉 유저는 무엇인가? 유기농 = 신선한 회원들을 말하는 것인가? 이 업계에서 오가닉 유저란 말그대로 농약(광고)를 치지않은 '순정고객' 혹은 '기존 충성회원' 정도를 의미한다.


ROAS는 그럼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Returns On Ads Spending 이라는 뜻의 약어로 쉽게말하면 광고 수익률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매출/광고비 %)

ex) 광고비 100원, 매출이 1000원 나왔다면 ROAS = 1000%


이 업무를 처음 맡았을 때 매체사 혹은 대행사 미팅시 내가 했던일은 그냥 고개를 끄덕이는 일 이었다. 미팅이 끝난후 자리에와서 네이버와 구글을 돌리는 나는 자신감이 없었고 초라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이러한 멘붕의 추억은 간헐적으로 찾아온다. 최근에 가장 나를 괴롭혔던 용어는 바로 SSP와 DSP였다.

아무리 찾아봐도 실체를 정확히 모르는 용어도 있다

쉽게말하면 돈내고 광고하려는 광고주 (DEMAND SIDE PLATFORM) 입장의 플랫폼, 광고비를 받아 배너를 게시하고 홍보하는 매체사 (예를들면 네이버의 배너광고) 입장의 플랫폼 (SUPPLY SIDE PLATFORM) 을 일컫는 말이다.


설명을 들어도 이런 표정일 거다

이와같이 아무리 쉽게 설명해도 그 의미가 와 닿지 않는 전문용어들도 많다. 나는 그 이유를 한국의 광고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외국 광고시장의 용어와 플랫폼을 그대로 가져와 쓰기 때문이라고 본다. 생소한 전문용어가 그 사람의 전문성을 대변하진 않는다. 이 업무를 맡은 후 3년동안 수많은 매체사와 대행사들을 만나봤지만 내가 기억나는 사람들은 광고주의 입장에서 최대한 간결하고 쉽게 설명해주는 사람들 이었다.


모바일 광고시장에도 헤밍웨이 같은 사람들이 필요하다. 누가 듣고 읽더라도 간결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 그 깊이가 절대 얇지 않은 그런 사람들.

무슨뜻인지 이해가 넘나 잘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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