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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르미르 Mar 30. 2024

이불 안이 최고!

해피

'어째, 해피가 안 보이네? 어디 갔지?'


집안 어디에도 해피가 보이지 않으면 아침에 일어나서 개키지 않은 이불 속이나, 해피를 위한 담요에 쏙 들어가 있었습니다.


'잠깐 세수만 하고 와서 이불 개켜야지.' 했는데, 그새 해피는 제 이불을 차지했습니다. 저도 이불밖으로 나왔을 때나, 해피가 이불 안에 있을 때나 이불을 겉에서 보기엔 안에 해피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불이 그냥 툭 놓은 것이기에 울룩불룩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불을 개키지 않고 잠시 이불밖으로 나왔다가 제 방으로 들어왔을 때는 이불을 조심히 들었습니다. 저는 이불을 개키려고 하지만, 이불 안에서 해피가 쉬고 있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이불 안에 해피가 들어가 있을까?'


있어 보일 때 해피가 없는 경우도 많았고, 없어 보일 때 해피가 있는 경우도 많아서 신기했습니다.


해피는 이불, 담요 안을 참 좋아했습니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아도 스스로 코를 이용해서 이불이나 담요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때때로 코로 이불이나 담요 안으로 들어가는 게 어려울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계속 시도하면서 낑낑대었습니다. 이때는 해피 앞의 이불이나 담요를 들어주면 낑낑대는 소리를 멈추고 잽싸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도 이불을 참 좋아합니다. 특히 가을과 겨울에는 포근함이 주는 안정감과 따뜻함이 있습니다. 아마 해피도 같은 이유일 것 같습니다.


해피는 밤에 자신의 집에서 자기 전에 꼭! 저나 제 동생의 이불 안에서 자다가 가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저녁 먹고 이불을 미리 깔아놓으면 알아서 이불 안에 들어와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털이 이불에 붙으니, 못 들어오게 할 때도 있었는데 해피가 슬퍼하는 모습에 들어오게 했습니다.


때로 잠자기 전에 이불을 덮고 책을 보거나 핸드폰을 하였습니다. 이불 안에 해피도 있으면, 제 허벅지에 해피가 딱 붙어서 엎드리거나, 등을 대고 옆으로 누웠습니다. 해피는 스킨십을 참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피가 딱 붙어있으면 해피의 체온으로 저도 덩달아 졸려집니다. 보통 해피를 해피 집에 데려다주고 저 혼자 자는데 저도 모르게 잠이 들어 해피와 잔 적도 있습니다. 해피가 원하는 그림이 이것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불속의 해피를 저에게서 조금 떼어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금방 딱! 붙었습니다.


'하하 녀석 참, 끈질기네.'


지금은 해피가 없으니 그때가 그립습니다. 해피가 주는 행복과 온기를 이불에서 많이 느꼈었으니까요. 해피는 하늘나라의 구름 안에서 포근히 잘 쉬고 있겠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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