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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릇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좋습니다

by 푸르미르

"요새 젊은 청년농부가 많다네. 다른 일 할 생각 없어?"

"농사는 자신 없습니다."

"좋은 직업 있잖아. 가. 정. 주. 부. 정규직이잖아. 청년농부랑 결혼하는 게 정규직 되는 것보다 좋을 걸?"

"저는 정규직 할 거예요. 상사님 따님은 어떠세요?"

"내 딸은 연애 잘하고 있어."


어이가 없었습니다. 한 글자씩 끊어서 강조하는 것. 이상한 논리. 평소에도 이상한 말을 하셔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점심 먹고, 블루베리를 싸왔다고 하시며 같이 먹자고 해서 먹었을 때 들은 말입니다. 블루베리를 보며 청년농부 얘기를 하더니, 또 저리 말실수를 했습니다. 그 자리에 저 말고도 다른 직원 2명이 더 있었는데, 그 2명은 저 얘기를 듣고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저는 이상한 말 들은 것이 처음이 아니지만 기분이 나빴습니다. 다짐했습니다. 일적인 시간 빼고는 거리를 다시 유지해야겠다고요.


퇴근길에 회사에서 가까운 역까지 차를 태워준 적이 몇 번 있습니다. 어느 날은 갑자기 조수석에 앉아있는 저를 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내를 바꿔야 해. 필요 없어."

"무슨 말하시는 거예요?"

"아내 바꿔야 된다고."

순간 차를 잘못 탔다는 생각과 무서워졌습니다. 그때부터는 경계모드로 눈을 부릅뜨고 역에 빨리 가길 기도했습니다. 역에 도착하자 "휴, 살았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다짐을 하나 더 했습니다. 절대 저 상사의 차를 혼자 타지 않겠다고요.

그 이후에 퇴근길에 역에 내려주겠다는 말을 들으면 "괜찮습니다.", "버스 타고 가겠습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한 번은 많은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이상한 말을 하셨습니다. 회식자리에서 상사가 술을 먹어 얼굴이 벌게졌습니다.

상사보다 높으신 분이랑 모든 사람이 다 들을 수 있게 대화를 했는데, 대화내용이 이상했습니다.

"아내는 건강하시지?"

"네, 근데 요새 외국인 여성이랑 결혼하는 게 좋다네요."

"무슨 소리하는 거야."

"제가 알아봤는데요."

"큰일 날 소리 하네? 어서 귀가하는 게 좋겠다."

상사만 빼고 모든 직원이 다들 놀란 눈치였습니다. 어찌 저런 말을 진지하게 할 수 있는지 참.. 저도 놀라웠습니다. 또다시 다짐을 했습니다. 계약기간 끝날 때까지 거리유지해야겠다고요.


말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생각, 성격이 다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을 고려하고 예의를 갖춰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로 천냥빚을 갚는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등 말과 관련된 속담도 많이 있습니다. 옛날부터 말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도 말을 함에 있어 상황을 살피고 예의 있게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쉽지 않긴 합니다만, 그래도 계속하고 있으니 잘되리라 생각합니다. 요즘 드는 생각은 말하기 전에 3초간 호흡하고 말하는 것이 필요한 말만 하는데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딱 한 번만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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