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거슬러 전하는 마음
토요일 낮이었다.
50대? 60대 정도로 보이는 ‘어이 최 씨~ ’하면 돌아볼 것 같은...? 중년의 남자 손님이 대뜸 들어와 꽃바구니를 하나 해달라는 것이었다.
어떤 분에게 선물하실 거냐고 물으니
“아 여기 옆에 해물탕 집 거기 갔다 주려고 ~
조금 크게 하려면 얼마 정도 하나?
동네에서는 5만 원이면 이 꽃 저 꽃 넣어서 풍성하게 해 주는데~“
나는 바구니를 크기별로 보여드리며 가격을 말씀드렸다.
“ 아 여기는 좀 비싸네 ~ 아 해야 하는데.. 그래! 하나 예쁘게 해줘 보쇼”
나는 그때
‘아니 그럼 동네에서 하시지 왜 여기까지 와서 그러시는 거지 ’ 라며 속 좁은 생각을 했다.
그래도 꽃은 죄가 없으니 열심히 바구니에 꽃을 한 송이 한 송이 꽂아 가는데
또 대뜸
“ 아니 그 색 말고 뭐 좀 더 화려 한 거 없나 여기는 꽃이 다 핀 거밖에 없고 종류가 별로 없네~ ”
이 말을 들으니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내 마음이 전해지지 않는 거 같아 조금씩 마음이 삐뚤어지기 시작했지만
사실 이런 일은 너무 자주 있는 일이라 그러려니 하고 오히려 고객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더 세심하게 하나하나 물어보며 작업을 해나갔다.
그렇게 하다 보니
최 씨 아저씨는 갑자기 이런 말을 하셨다.
“ 아니 사실 내가 10년 만에 찾아온 거야.
그 해물탕 집 사장이 내 동생인데 이번에 그 동생 아들이 결혼을 했어
그래서 조카 결혼 축하해 주려고 ~
결혼식에 못 갔거든...
그래서 이렇게 찾아온 거야 빈손으로 가기 그래서 꽃바구니 크게 하나 해서 가려고 ~
꽃이 좋잖아 그렇지? “
아,
최 씨 아저씨에게 잠시라도 나쁜 마음을 가졌던 것이 너무 죄송스러웠다.
그동안 동생을 찾아가지 못했던 미안함 , 조카의 결혼. 그 커다란 마음을 전하기 위해 그렇게 신경을 쓰셨던 거였다.
역시 꽃을 사는 사람들의 마음에 내가 이렇다 저렇다 마음을 가져서도 안 되고 편견을 가져서도 안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세월을 거슬러 전하는 마음, 그 커다란 마음을 담아낼 수 있는 것은 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