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피어 있는 꽃으로만 주세요

그저 사랑이었다

by 베키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꽃을 살 때 사용되는 용도에 상관없이 많이 피어 있지 않은 몽우리를 선호한다

더 싱싱해 보이고 오래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나도 특별히 그 부분은 묻지 않고 최대한 몽우리를 골라서 꽃을 제작하는데

언제가 한 번은 젊은 청년이


“활짝 피어 있는 걸로만 골라서 만들어 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개인 적으로 몽우리 일 때도 매력적이고 예쁘지만 , 활짝 폈을 때 꽃의 형태와 색감, 느낌 등을 정확히 알 수 있어서 그때 바로 진짜 모습이 드러 난다고 생각하는데 젊은 청년이 진정으로 그것을 알고 그러는 것인가 해서 놀라우면서도 당황스러웠다.


이유를 물어보니


“ 지금 먼 지방에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가는데 오늘 만나면 한동안 못 만날 거 같아요.

그래서 보자마자 가장 예쁜 모습의 꽃을 보여주고 싶어요! “


처음 듣는 마음이었다. 마음이 띵했다.

아마 그 청년은 그저 예쁜 , 꽃이 흐드러지게 활짝 핀 봄날을 보여 주고 싶었던 거 같다.

덩달아 내 마음도 순간 봄날로 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신기하게도

활짝 핀 꽃을 찾던 청년이 다녀간 다음 날

최대한 몽우리로만 만들어 달라고 하는 청년이 찾아왔다.

이유를 물으니


“ 꽃이 피는 동안 여자 친구가 제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

라며 쭈뼛쭈뼛하면서도 당당하게 대답했다.


아, 이 마음은 뭐지? 말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그 마음이 뭔지 너무 알 것 같았다.


당장 예쁜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

꽃이 최대한 늦게 펴서 그동안 자신을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의 크기는 꽃이 어떤 형태이든 그저 사랑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날 이후 꽃을 사러 오는 고객에게 피어 있는 꽃과 몽우리 중 어느 것을 선호하는지 질문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되었고,

소중한 그 마음을 담아내기 위해 푼수 같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더 묻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