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 계 일주

오후 여섯시

by 형화

폭팔하는 하늘을 바라볼 때에는 몸이 마모되고 휘발되었다


사방에서 금지된 장송곡이 울려 퍼진다


새벽 세 시와 오후 한시마다 이름만 아는 사람의 추모에 붙잡혀 낯선 슬픔에 매몰된다


천사들이 검은 손을 뻗으면


살갗 너덜대는 지저분한 짐승들이 혀를 내어 핥았다


게걸스러운 물기에도 기꺼이 더 손을 뻗어 내밀어주었다


곳곳에 세워진 푯말과 부사진 말뚝에는 헤진 넝마가 걸려 나부끼고


거뭇한 넝마의 색과 하늘의 색이 같아질 때


저 위에서 하프 현 튕기는 음이 종소리를 비집는다


성당의 종이 여섯 번 울린다


하프의 현이 끊어진다


여섯 번째 현 없이도 연주할 수 있는 곡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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