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에서 출발하는 KTX는 출발 시간 한참 전에 이미 대기하고 있다. 난 주로 일찍 와서 혼자 열차 안에서 출발을 기다리는데 그럴 때면 엄마가 유독 생각난다.
엄마 병원을 같이 다니던 것도 생각나고, 그냥 조용해서 그런 건지, 엄마가 참 많이 생각난다. 그러면 또 혼자 울게 된다. 누구한테 연락해서 울기도 뭐하고, 마냥 혼자 우는 거다. 그렇게 울고 나면 좀 정신이 맑아진다.
병원에서 돌아올 때는 SRT를 타기도 하고 KTX를 타기도 했는데, 엄마는 항암주사를 맞고 돌아오는 기차에서 유독 뭘 잘 드셨다. 잘 먹어야 한다는 강박, 혹은 몸에서 자연스럽게 영양분을 요구한 탓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는 이것 저것 참 잘 드셨다. 그래서 그런지 엄마가 좋아하던 아이스크림 상표를 보면 혼자 그걸 다시는 먹지 못할 것 같다. 돌아가시기 전에는 거의 아무 것도 드시지 못했지만 잘 드시던 그 모습이 너무 가엾고 사랑스러웠던 게 생각나서.. 나 혼자는 그걸 먹지 못할 것 같다.
엄마의 투병 기간이 7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살면서 겪은 그 어떤 어려움보다 길었던 거 같은데 실제로 엄마는 정말로 짧은 기간 동안 정말 많이 마르고 힘드셨다.
그립다. 정말 많이..
사랑하는 우리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