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 브런치는 엄마와의 소중한 일상을 기록하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 2018년 하반기부터 엄마의 병세가 악화되기 시작하면서, 이별이 다가오는 것을 마음 한 켠으로는 어쩔 수 없이 인정하고 있었다. 결국 일상을 전부 기록하려던 것은 실패했다. 병원에서 쪽잠을 자며, 엄마를 간병하는 일은 너무나도 힘들었고, 그 기억을 돌이키며 이곳에 기록하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야 하는 나에게 너무나 버거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2018년 12월에 엄마가 돌아가시고, 엄마의 흔적을 정리하고, 가족들을 돌보고, 회사원이 된지 어느덧 2년차가 되어 오랜만에 이렇게 글을 써본다. 아마 앞으로는 엄마에 대한 것보다도, 주로 일상적인 내용이 될 것 같다.
나는 나의 우울의 척도를 얼마나 자주 글을 쓰는지로 가늠하곤 했다. 쓰는 횟수도 횟수지만, 글로 생각을 구체화하면서, 한없이 그 생각에 빠져드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글을 쓰는 것을 피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점점 글을 쓰지 않다보니,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조금 낯설게 되었다. 어쩌면 글을 쓰는 것을 통해 특정 감정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일부 해소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제는, 글을 써보고자 한다.
중간 중간 스치는 생각을 그냥 넘기지 말아야겠다. 처절하게 이별한 일도, 소소한 일상에서의 우스운 일도, 결국은 써둬야 남겨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