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용허가제의 정책 과제와 제도 개선 방향(1):

우즈베키스탄 사례를 중심으로

by Miracle Park

1. 고용허가제의 현황과 구조적 한계

한국의 고용허가제는 2004년 도입 이후 20년 넘게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와 외국인력의 합법적 유입 통로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제도 운영 과정에서 여러 구조적 한계가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1.1 단기 순환 원칙의 현실적 한계

고용허가제는 기본적으로 최장 4년 10개월(재입국 취업 시 최대 9년 8개월)의 체류 기간을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단기 순환 원칙은 외국인력을 임시 노동력으로만 활용하려는 정책 목표에서 비롯되었으나, 현장에서는 기업의 숙련인력 확보를 크게 저해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2024년 중소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73%가 외국인 근로자가 업무에 숙련되는 시점에 귀국해야 하는 상황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지적했다. 특히 정밀기계, 금형, 용접 등 기술집약적 분야에서 이러한 문제가 심각하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근로자의 경우 2024년 12월 기준 약 2만 6천 명이 한국에서 취업하고 있으며, 이들 중 68%가 제조업, 22%가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구소련 시절의 기술교육 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기초 기술 수준이 높은 편이지만, 체류 기간 제한으로 인해 축적된 숙련도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1.2 사업장 이동 제한과 근로자 권리

현행 제도는 외국인 근로자의 사업장 이동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사업장 변경은 사용자의 부당한 처우, 사업장 폐업, 근로계약 해지 등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가능하며, 3년간 최대 3회로 횟수도 제한되어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2024년 보고서 「고용허가제 개선 방안 연구」는 이러한 제한이 외국인 근로자를 구조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놓이게 하며, 사용자의 근로조건 개선 동기를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노동부에 접수된 외국인 근로자 관련 진정 건수는 2023년 8,742건에서 2024년 1만 1,235건으로 28.5% 증가했다.

우즈베키스탄 근로자들의 경우 언어 장벽과 문화적 차이로 인해 부당한 처우를 당해도 이를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의 2024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앙아시아 출신 근로자의 34%가 임금 체불이나 부당 대우를 경험했지만, 사업장 변경의 어려움 때문에 참고 일했다고 응답했다.

1.3 가족 동반 금지와 정착 장벽

고용허가제 하에서 외국인 근로자는 가족을 동반할 수 없다. 이는 단기 순환 원칙을 유지하고 정주화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우수 인력의 안정적 정착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과 같이 가족 중심 문화가 강한 국가 출신 근로자들에게 이러한 제한은 큰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가 2024년 실시한 우즈베키스탄 근로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1%가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답했다.


2. 숙련인력 체류 연장 정책의 진전

2.1 숙련 외국인력 수요의 증가

한국 제조업의 고도화와 함께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선 숙련 기능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24년 인력수요 조사에 따르면, 중소 제조업체의 71%가 숙련된 외국인 근로자를 5년 이상 장기 고용하기를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우즈베키스탄은 타슈켄트 공과대학을 비롯한 기술교육 기관에서 체계적인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한국 진출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국어와 기술교육을 병행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우즈베키스탄 출신 근로자들의 기술 숙련도가 다른 송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2024년 자료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근로자의 국가기술자격 취득률은 18.3%로 전체 외국인 근로자 평균 12.7%보다 높다. 특히 용접, 금속가공, 기계조립 분야에서 기능사 이상 자격증 취득자가 많다.


2.2 2025년 체류 연장 정책의 구체화

고용노동부는 2025년 2월 발표한 「외국인력 정책 개선 방안」에서 숙련인력에 대한 체류 기간 연장을 핵심 정책으로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술자격 보유자 우대: 국가기술자격 기능사 이상을 취득한 경우 최대 2년 추가 체류 허용

장기 성실 근무자 혜택: 동일 사업장 5년 이상 근무하고 사업주가 장기 고용을 희망하는 경우 최대 3년 연장

E-7-4 전환 간소화: 기존 복잡했던 비자 전환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필요 서류를 30% 축소

법무부도 2025년 6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25년 하반기부터 실질적인 체류 연장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즈베키스탄 근로자의 경우 높은 자격증 취득률과 성실한 근무 태도로 인해 이러한 정책의 주요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인력공단은 2025년 말까지 약 1,200명의 우즈베키스탄 근로자가 추가 체류 연장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3 E-7-4 비자로의 전환 확대

숙련기능인력(E-7-4) 비자는 특정 분야에서 전문 기능을 보유한 외국인에게 부여되는 비자로, E-9 비자와 달리 가족 동반이 가능하고 체류 기간 제한도 완화되어 있다. 현행 제도에서도 E-9에서 E-7-4로의 전환이 가능하지만, 요건이 까다롭고 절차가 복잡하여 실제 전환 사례는 매우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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