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 기숙사에서:

우즈벡 근로자의 숨겨진 일상

by Miracle Park


"당신이 퇴근한 후, 그들의 진짜 하루가 시작된다"


#퇴근 후 시작되는 또 다른 일상

오후 10시, 경기도 안산의 한 제조업체 기숙사.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하루를 마무리할 시간, 우즈베키스탄 출신 근로자 아흐메드(가명, 32세)는 비로소 "자신의 시간"을 갖는다. 8시간의 공장 근무를 마친 그는 샤워를 하고, 간단한 저녁을 먹은 후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2024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 우즈베키스탄 근로자는 약 6만 5천 명에 달하며, 이 중 85% 이상이 제조업 분야에 종사한다. 이들 대부분은 회사가 제공하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퇴근 후의 시간은 단순한 휴식이 아닌 생존과 미래를 위한 치열한 시간이 된다.


#기숙사, 그들만의 작은 고향

:공간의 현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2024년 외국인 근로자 주거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근로자가 거주하는 기숙사는 평균 4~6명이 한 방을 사용하는 구조다. 1인당 평균 거주 공간은 약 3.5평방미터(약 1.06평)로, 한국인 평균 주거 면적의 1/10 수준에 불과하다.


아흐메드가 사는 기숙사는 컨테이너를 개조한 2층 건물이다. 한 방에 2층 침대 3개가 놓여 있고, 6명이 함께 생활한다. 작은 냉장고 하나, 전기밥솥 하나가 전부인 공용 공간에서 이들은 돌아가며 식사를 준비한다.


"처음에는 힘들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가족과 넓은 집에서 살았는데, 여기서는 모든 것을 함께 써야 한다. 하지만 이제는 익숙하다. 룸메이트들이 가족 같다.“


#기숙사 안의 문화 공동체

국제이주기구(IOM)의 2023년 연구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들은 기숙사에서 동료들과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며, 이는 한국 생활 적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같은 국적의 근로자들끼리 언어와 음식, 문화를 공유하며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다.


아흐메드의 기숙사에는 12명의 우즈베키스탄 근로자가 살고 있다. 이들은 주말이면 함께 모여 플로프(우즈베키스탄 전통 볶음밥)나 샤슬릭(양고기 꼬치구이)을 만들어 먹는다. 한국 마트에서 구하기 어려운 재료는 안산 중앙아시아 상점에서 공동 구매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다같이 모여서 고향 음식을 먹는다. 그 시간만큼은 타슈켄트에 있는 것 같다.“


#밤 11시, 가족과의 연결

:시차를 넘어선 영상통화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의 시차는 4시간이다. 한국 시간 밤 11시는 우즈베키스탄의 저녁 7시. 아흐메드에게 이 시간은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한국이민학회의 2024년 연구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의 92%가 매일 또는 주 3회 이상 고향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며, 이는 정신건강 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근로자들은 가족 중심적 문화가 강해 원격 소통의 빈도가 높은 편이다.


아흐메드는 매일 밤 와이파이가 잘 터지는 기숙사 복도에서 부인과 두 아이(8살, 5살)와 영상통화를 한다.

"아이들 얼굴을 보면 힘이 난다. 딸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주고, 아들이 그린 그림을 보여준다. 그 시간만큼은 내가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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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라밸 넘어, 글로 부를 재창조하는 출간 작가. AI 시대, 질문의 힘으로 사유를 확장하고 퓨처 셀프를 향한 지혜로운 여정을 독자들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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