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우즈베키스탄,

리프테크의 꿈을 꾸다

by Miracle Park

중앙아시아 IT 허브로 가는 험난한 여정

# 1. 타슈켄트의 야망: 중앙아시아 실리콘밸리

2026년 2월 현재,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의 IT 파크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2019년 설립 당시 불과 50여 개였던 입주 기업이 1,500개를 돌파하며 중앙아시아 최대 규모의 기술 클러스터로 성장했다. 이곳에서는 매일 약 2만 명의 IT 전문가들이 인공지능, 핀테크, e-커머스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2020년 발표한 'Digital Uzbekistan 2030' 전략은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디지털·혁신개발부(Ministry of Digital Technologies)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월 기준 인터넷 보급률은 80%를 넘어섰고,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는 전체 인구의 75%에 달한다. 3,500만 인구 중 약 2,600만 명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셈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모바일 금융 서비스의 급성장이다. 우즈베키스탄 중앙은행 통계에 따르면, 2026년 초 모바일 뱅킹 활성 사용자가 2천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2020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Payme', 'Click', 'Uzum' 같은 현지 핀테크 플랫폼들은 이제 단순 결제를 넘어 소액 대출, 보험, 투자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금융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다.

# 2. 교육 혁명: 코딩하는 아이들

우즈베키스탄의 디지털 전환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교육 분야의 변화다. 2024년 9월부터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코딩 교육이 필수과목으로 지정됐다. 교육부는 2026년까지 5만 명의 IT 교사를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현재 약 3만 8천 명이 교육을 이수했다.

타슈켄트 정보기술대학교(TUIT)는 연간 5,000명 이상의 IT 전문가를 배출하며 중앙아시아 최대 IT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2025년에는 인도 IIT(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와 협력해 AI 특화 석사과정을 개설했고, 첫 학기에만 300명이 등록했다.

민간 교육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PDP Academy', 'INHA University in Tashkent', 'Westminster International University' 등 국내외 교육기관들이 부트캠프, 온라인 강좌, 단기 집중과정을 운영하며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특히 'Najot Ta'lim'이라는 현지 코딩 부트캠프는 2022년 설립 이후 1만 명 이상의 수료생을 배출했고, 취업률이 85%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 3. 스타트업 생태계: 숫자로 보는 성장

우즈베키스탄 스타트업 생태계는 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IT 파크 운영기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월 기준 등록된 IT 기업은 전국적으로 1,500개를 넘어섰다. 이 중 약 60%가 타슈켄트에 집중되어 있고, 나머지는 사마르칸트, 부하라, 페르가나 등 지방 도시에 분산되어 있다.

정부는 IT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IT 파크 입주 기업은 법인세, 부가가치세, 사회보험료 등 대부분의 세금을 2028년까지 면제받는다. 또한 소프트웨어 수출 기업에는 별도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벤처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벤처투자협회(UzVC)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우즈베키스탄 스타트업에 유입된 투자금은 약 1억 5천만 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2020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주요 투자처는 핀테크(35%), e-커머스(25%), 에듀테크(15%), 헬스테크(10%) 순이다.

대표적 성공 사례로는 'Uzum'을 들 수 있다. 2022년 설립된 이 e-커머스 플랫폼은 2025년 말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 500만 명, 연간 거래액 5억 달러를 기록하며 우즈베키스탄 최대 온라인 쇼핑몰로 성장했다. 2025년 9월에는 중동계 펀드로부터 5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 4. 현실의 벽: 디지털 격차와 인프라 한계

화려한 숫자 뒤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세계은행이 2025년 발표한 디지털 개발 지수(Digital Development Index)에서 우즈베키스탄은 전체 180개국 중 118위를 기록했다. 이는 중앙아시아에서 카자흐스탄(72위)에 크게 뒤처지는 수치다.

가장 큰 문제는 도농 간 디지털 격차다. 타슈켄트와 주요 도시의 인터넷 보급률이 90%를 넘는 반면, 농촌 지역은 50%에 불과하다. 특히 페르가나 계곡과 카라칼파키스탄 자치공화국 같은 외곽 지역에서는 4G 커버리지조차 70%를 밑도는 실정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의 평균 인터넷 속도는 다운로드 기준 28 Mbps로 중앙아시아 평균(45 Mbps)에 못 미친다. 광케이블 인프라는 주로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고, 지방의 경우 여전히 구형 구리선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곳이 많다.

사이버 보안도 취약점으로 지적된다. 사이버시큐리티 벤처스(Cybersecurity Ventures)의 2025년 평가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사이버 보안 준비도는 100점 만점에 42점으로,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지역 평균(58점)을 크게 밑돌았다. 2025년에만 정부기관과 금융기관을 겨냥한 랜섬웨어 공격이 최소 15건 보고됐다.

# 5. 검열과 자유: 디지털 권리의 딜레마

우즈베키스탄의 디지털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슈는 인터넷 자유와 검열 문제다.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가 2025년 발표한 '인터넷 자유' 보고서에서 우즈베키스탄은 100점 만점에 32점을 받아 '부분적 자유(Partly Free)' 범주에 머물렀다.

정부는 2023년부터 'Safer Internet'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불법 콘텐츠 차단 시스템을 강화했다. 표면적으로는 아동 포르노, 테러리즘, 마약 관련 콘텐츠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지만, 인권단체들은 정치적 반대 의견이나 독립 언론 사이트도 차단 대상에 포함된다고 지적한다.

국제 NGO '접근성 나우(Access Now)'는 2025년 보고서에서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VPN 사용을 제한하고, 메신저 앱 트래픽을 모니터링하는 등 디지털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2024년 선거 기간 중 일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접속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는 현상이 관찰됐다는 보고도 있었다.

다만 미르지요예프 정부는 이전 카리모프 정권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20년 이후 이전에 차단됐던 여러 뉴스 사이트와 소셜 미디어가 접근 가능해졌고, 블로거와 IT 기업가들의 활동 공간도 확대됐다.

# 6. 글로벌 파트너십: 한국, 인도와의 협력

우즈베키스탄의 디지털 전환은 국제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특히 한국과 인도가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과의 협력은 다방면에서 진행되고 있다. 2024년 6월 양국 정상회담에서 '디지털 파트너십' 협정이 체결됐고,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우즈베키스탄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5년 타슈켄트에 IoT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했고, LG CNS는 우즈베키스탄 국세청의 세무 시스템 디지털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2023년부터 3년간 1,500만 달러 규모의 'IT 역량 강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즈베키스탄 청년 500명이 한국에서 6개월간 IT 연수를 받았고, 귀국 후 현지 스타트업과 IT 기업에 취업했다.

인도와의 협력도 눈부시다. 인도 IT 대기업 TCS(Tata Consultancy Services)와 인포시스(Infosys)는 타슈켄트에 개발센터를 설립하고 각각 500명 이상의 현지 개발자를 고용했다. 이들 센터는 주로 중앙아시아 및 CIS 시장을 겨냥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2025년 9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 시 양국은 'Digital Silk Road'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인도는 향후 5년간 5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제공해 우즈베키스탄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광케이블 네트워크 확장, 데이터센터 건설, 사이버 보안 시스템 구축 등이 포함된다.

중국도 빠질 수 없는 협력국이다. 화웨이는 2023년부터 우즈베키스탄 전역의 5G 네트워크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타슈켄트, 사마르칸트, 부하라 등 주요 도시에서 5G 서비스가 개시됐고, 2027년까지 전국 주요 도시로 확대될 예정이다.

# 7. 2026년 전망: 기회와 도전의 교차로

2026년 우즈베키스탄의 디지털 경제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와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긍정적 전망:

세계은행은 2026년 보고서에서 우즈베키스탄의 디지털 경제가 GDP의 1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0년(5%)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IT 수출도 2025년 7억 달러에서 2026년 1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트너(Gartner)는 2026년 보고서에서 "우즈베키스탄이 중앙아시아의 IT 아웃소싱 허브로 부상할 잠재력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인건비가 인도나 동유럽에 비해 30-40% 저렴하고, 러시아어와 영어에 능통한 개발자 풀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GSMA(GSM Association)는 2025년 보고서에서 우즈베키스탄의 모바일 인터넷 보급률이 2026년 말 85%를 돌파하고, 5G 가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도전 과제:

그러나 구조적 문제들이 성장을 제약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5년 10월 보고서에서 "우즈베키스탄의 디지털 전환이 도농 격차, 인재 유출, 인프라 부족 등의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인재 유출이 심각하다. 우즈베키스탄 IT협회(UzACI)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약 3,000명의 IT 전문가가 러시아, 카자흐스탄, 터키, UAE 등으로 이주했다. 이는 연간 신규 IT 졸업생(약 8,000명)의 37%에 해당한다. 급여 격차가 주요 원인인데, 우즈베키스탄 개발자 평균 연봉은 1만 2천 달러 수준인 반면, 러시아는 3만 달러, 카자흐스탄은 2만 5천 달러에 달한다.

인프라 투자 부족도 문제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2025년 디지털 인프라에 3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전문가들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연간 최소 1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재정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가 관건인데, 2025년 IT 부문 FDI는 2억 달러에 그쳤다.

# 8. 지역 비교: 카자흐스탄과의 격차

중앙아시아 내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위치를 평가하려면 카자흐스탄과의 비교가 불가피하다. 카자흐스탄은 1인당 GDP가 1만 2천 달러로 우즈베키스탄(2,500달러)의 5배에 달하며, 디지털 인프라에서도 앞서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25년 발표한 '네트워크 준비지수(Network Readiness Index)'에서 카자흐스탄은 전체 134개국 중 52위를 차지한 반면, 우즈베키스탄은 87위에 머물렀다. 특히 '기술 인프라' 항목에서 카자흐스탄(48위)과 우즈베키스탄(102위)의 격차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은 인구 규모(3,500만 명 vs 2,000만 명)와 내수 시장 잠재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한 2020년 이후 개혁 속도가 카자흐스탄보다 빠르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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