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언론·문화 기관의 현재

정체성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

by Miracle Park



# 1. 들어가며: 1937년의 그늘과 현재

1937년 스탈린의 명령으로 약 17만 명의 고려인이 극동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했다. 최종적으로 약 10만 명이 카자흐스탄으로, 약 7만 명이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수만 명이 사망했다. 이 비극적 이주의 현장에서 고려인들은 언어와 문화를 지키기 위해 신문과 극장이라는 두 개의 닻을 내렸다. 그 닻이 여전히 중앙아시아의 바람 속에서 버티고 있다. 2026년 현재, 이 기관들은 정체성의 마지막 보루로서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 2. 고려일보(카자흐스탄): 100년의 무게와 새로운 도전

- 기원과 역사

고려일보는 항일운동의 마지막 보루였던 연해주에서 1923년에 창간되었으며, 『선봉』에서 알마티의 『레닌기치』를 거쳐, 1991년 카자흐스탄 독립 이후 『고려일보』로 개칭되었다. 이로써 고려일보는 한반도 역외에서 발행되는 동포 신문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매체가 되었다. 2023년에는 창간 100주년을 맞았으며, 한국 외교부 장관이 고려인 동포사회에서 가장 오래된 신문인 고려일보와 100주년 기념 인터뷰를 진행하며,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100년의 역사를 이어온 고려일보가 우리의 말과 글을 수호하며 고려인 사회에 미친 영향을 높이 평가했다.


- 경영 실태와 체제 변화

고려일보의 경영 구조는 소련 해체 이후 심각한 위기를 겪었다. 소련 붕괴 이후 신문 발행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독자층이 축소됨에 따라, 기존 한글 전용 신문 발행 체계는 러시아어와 한글을 함께 사용하는 체계로 전환되었다. 1999년 말 카자흐스탄 문화부의 국영신문 사유화 결정으로 2000년 1월 1일부터 운영권은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로 이전되었다.


이후 고려일보는 국가보조금과 고려인협회 재정, 한국 정부 지원,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의 구독 신청을 통해 발행 기반을 유지해왔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인터넷을 통한 신문 발행도 병행되면서, 카자흐스탄 이외 국가에 거주하는 독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2025년에는 알마티 고려인의 집에서 한인신문과 고려일보 간 업무협약(MOU)이 체결되었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기사 교류를 넘어 콘텐츠 공동 제작, 디지털 플랫폼 협력, 언론인 교류, 공동 아카이브 구축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혔다. 이는 언론 기관 간 연대를 제도화한 사례로, 고려인 언론 생태계의 협력 모델로 주목할 만하다.


# 3. 고려신문(우즈베키스탄): 러시아어로 살아남은 정체성 매체

- 창간과 운영 구조

고려신문은 고려일보의 우즈베키스탄 특파원이었던 김 브루트 기자가 1997년 9월 창간한 매체로, 한국어와 러시아어를 병용하며 고려인 사회의 동향과 고려인 문학을 소개하고 있다.


매달 1회 1,500부를 발행하며, 16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즈베키스탄 소식, 선조들의 역사적 조국에서, 문학·예술의 페이지, 광고와 알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국 문화 단체·러시아 및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한국인에 대한 소식을 주요 내용으로 다룬다. 또한 주 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정기적으로 후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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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전문작가. 현지 취재ㆍ르포ㆍ출간ㆍ강연으로 실크로드의 땅, 중앙아시아의 신비를 문장으로 풀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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