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놓을 수 없는 집착)
때때로 그러한 날이 있다. 새벽 세 시, 낡고 냄새나는 중고차에 몸을 욱여넣고, 지친 얼굴의 손님을 태울 때. 저 멀리 반짝이는 도시의 불빛들이 내 눈에는 마치 '오늘도 수고했다, 이 보잘것없는 존재여' 하고 비아냥거리는 듯하다. 손님을 내려주고 텅 빈 조수석을 바라보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오늘도… 고작 이뿐인가?"
허나 그대는 아는가? 그 찰나의 순간에도, 나의 오른손은 운전대를 굳게 잡고 있지만, 왼손은 이미 노트북 마우스를 더듬고 있다는 사실을. 콜대기를 하는 동안, 혹은 손님을 기다리는 짧은 휴식 중에, 나는 이미 키보드 위에 손을 얹고 있다. '타닥타닥', 이 자그마한 소리가 세상의 모든 비웃음을 조롱하듯 들려온다.
누군가는 '대리기사가 무엇인데 노트북을 펼치는가?' 하고 의문을 표할지 모른다. 그러나 아니다. 그것은 나의 삶 자체이다. 나의 존재 이유라 말할 수 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이는 케케묵은 옛말이다. 진정한 글쟁이에게 펜은 곧 심장과도 같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를 글자로 기록하지 못하면 숨 막혀 죽을 듯한 갈증. 다른 이들은 칼을 들고 세상을 마주하나, 우리는 글자로서 세상과 겨룬다.
이 캄캄한 밤거리, 손님들이 뱉어내는 온갖 잡담, 취객의 헛소리마저 나의 글에 영감을 주며, 문장이 되어 흐른다.
어떤 날은 글이 미친 듯이 써지지 않아 노트북 액정을 부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기도 한다. 밤새 뒤척이다 겨우 한 문단을 쓰고, 이내 지우고, 다시 쓰는 행위가 반복된다. 이러다 날이 새는 줄도 모른다.
작은 불빛 하나에 의지하여 활활 타오르는 나의 손가락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이 미친 열정이 대체 어디서 비롯되는지 나 자신조차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하지만 또 어떤 날은 물 흐르듯 문장이 쏟아져 나올 때가 있다. 손님의 하소연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가, 스쳐 지나가는 간판의 글씨 하나하나가 모두 나의 글이 되는 마법 같은 순간들이다.
그럴 때면 가속페달을 밟는 발보다, 키보드를 누르는 손가락이 더욱 바빠진다. 머릿속에 번개처럼 스치는 아이디어를 놓칠까 두려워 극도로 초조하다.
이는 진정 '병'과도 같은 집착이다. 하루라도 글을 쓰지 않으면 몸살이 나는 듯한 기분. 다른 이들은 그 시간에 술 한 잔을 더 기울이고, 잠이라도 한 시간 더 취할 터인데, 나는 오로지 '다음 문장'에만 목을 매고 있다.
대리운전?
이는 단지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돈을 벌어 삶을 유지하고, 글을 쓸 시간을 확보하며, 세상의 경험을 쌓는 것. 이 모든 것이 글쓰기를 위한 큰 그림이다.
왜 이토록 극한까지 몰아붙이는가? 왜 운전 중에도 노트북을 펴는가?
왜냐하면, 이 삶을 기록하지 않으면 너무도 아깝기 때문이다.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순간순간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깨달음이 될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깊은 공감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내가 비록 평범한 대리기사일지라도, 나의 노트북 속의 나는 이미 수십, 수백 개의 세계를 창조하고 있다.
이 노트북 불빛 아래서, 나는 대리기사가 아니라 '작가'인 것이다. 매 순간 태어나는 이야기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지 않으면, 내가 숨 막혀 죽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펜은 삶'이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한다.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살고, 글을 통해 나를 증명한다. 오늘 밤도, 나의 노트북은 내 심장 소리를 세상에 전하고 있다. 혹시 그대 또한, 놓을 수 없는 '미친 집착' 하나쯤 가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