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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Oct 10. 2021

내가 부리는 소소한 사치

커피 향과 함께 하는 아침의 여유(나만의 달고나커피)

커피를 좋아한다.

모든 커피를 좋아한다.

한창 일할 때는 하루에 8잔을 마셨던 적도 있다.

그래서 위장에 탈이 났다. ㅠ.ㅠ

'장상피화생' 이름도 어려운 병을 덤으로 얻었다.

의사 선생님은 커피를 끊으라고 하셨다.

그래서 한 동안 마시지 않았다.

삶의 기쁨이 사라졌다.

그 어떤 차로도 커피를 대신할 수 없었다.

길을 걷다 카페를 지나치면 나를 유혹하는 향에 이끌려 갈등했다.

'이것은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하루 한 잔!

아주 맛있게,

그날의 끌림대로 마셔보자.

대신 빈 속에 말고 위장을 채운 뒤 맛깔나고 기분 좋게 딱 한잔!!



백화점은 잘 가지 않는다.

그런데 캡슐이 떨어졌을 때는 꼭 간다.

네스프레소 캡슐을 파는 곳이 현대백화점 밖에 없어서다.

물론 인터넷 쇼핑으로도 살 수는 있다.

그러나!! 배송 기간이 오래 걸린다.

쿠팡으로도 살 수 있다.

그런데 정해진 몇 가지만 올라온다.

그래서 따끈한 커피를 무한정 서비스로 맛볼 수 있는 매장으로 간다.

그래서 친구는 말한다.

"넌 어떻게 백화점에 와서 커피와 식품매장만 이용하니?"

그렇다!!

난 백화점 1층 커피 매장과, B1층 식품관만 간다.

식품관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앙빵만 산다.



앙금이 가득 든 앙빵은

겉 빵은 쫀득쫀득하고

앙금은 꽉 채워진...

(굳이 비교하자면 경주빵(황남빵)과 비슷하나 조금 다른 맛이지만...)

다양한 앙금이 들어있지만

나는 부드러운 팥빵, 통팥 빵, 고구마 앙금빵만 산다.

비싸다.

그렇지만 한 달에 한 번쯤...

나에게 주는 사치로 3만 원을 쓰는 것쯤은 아깝지 않다.

물론 사 오면 가족들이 절반 이상 먹는다.

속으로는 아깝다.

'힝~ 내 건데...'

간식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거의 유일 무의 하게 잘 먹는 간식이다.

그렇지만 가족들도 잘 먹으니 아까운 티를 낼 수는 없다.

'또 가서 사면 되지.'

라고 생각하지만 사러가지는 않는다.

캡슐이 떨어졌을 때만 산다.

그냥 그렇게 내가 정했다.

이유는 없다.



서울우유는 꼭 병에 든 것을 산다.

종이팩에 든 것은 왠지 꽉 닫히지 않아서 우유가 냉장고 냄새를 먹을 것 같다.

그래서 조금 비싸도 빨강 뚜껑이 있는 서울우유를 고집한다.

이것도 이유는 없다.

위생적이고 깔끔하다고 생각되는 느낌 때문이다.




요즘 즐겨먹는 달고나 커피는 아이스로 만들 때 맛있다.

캡슐을 내려 우유를 섞으면 맛이 떨어져서 한 방울 한 방울 정성껏 내린 더치커피를 산다.

한 병에 7,000원이다.

한 병을 사면 달고나 커피를 10잔 정도 만들 수 있다.

카페에서 한 잔에 4~7천 원 정도이니 이 또한 아깝지 않다.

물론 안 먹는 것보다는 비싸다. ㅎㅎ



내 사랑 바나나 우유...

소화를 잘 못 시켜 우유를 잘 먹지 못한다.

그런데 바나나우유는 괜찮다.

기분 탓인가?

그래서 가끔 마신다.

이왕 마시는 거 맛있게 먹고 싶다.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Light로 산다.




나는 달고나 커피 만들기의 고수다.

주말이면 동글이에게 달고나를 만들어준다.

그런데 커피에 넣을 달고나는 산다.

나를 위해 달고나를 만들기는 귀찮다.

별로 비싸지도 않다.

사서 커피에 얹으면 쉽고 간단하다.

동글이는 만들어주고

내가 먹을 건 사서 먹는다.

그냥 나에게 쓰는 사치다.

은근히 재미있고 만족감이 높다.



아침부터 달고나 커피를 만들어본다.

중간고사 준비 중인 앵글이에게 줄 커피다.

우유를 컵에 절반 조금 넘게 넣고

(날이 쌀쌀해서 얼음을 뺐다.)

더치커피를 넣은 후

연유를 듬뿍 짜서 풍미를 더해준 뒤

달고나를 듬뿍 얹는다.

쉬운 것 같지만 숙련된 양으로 넣어야 제맛이다.

대충 눈대중으로 넣는 것 같지만

더치커피를 넣는 양과

연유의 양이 딱 맞아떨어져야

과하게 달지 않고

달고나의 단맛과 어울려 맛있다.



앵글이에게 전해주었더니

"오우~ 맛있는데??"라고 한다.

그런데 역시 아직 어리다.

한 숨에 주스 마시듯 벌컥벌컥 마셔버렸다.

"이런... 커피를 누가 그렇게 마셔?"

"그럼 어떻게 마시는데?"

"향도 음미하고 맛도 음미하면서 천천히 마셔야지."

"뜨거운 것도 아닌데 뭘 음미를 해."

"넌 커피 마실 자격이 없어!! 흥, 칫, 뿡이닷!!"

"엄마가 이상하지. 이게 뭐라고 음미씩이나..."

아직 어리다.

힝~ 커피 맛을 논하면서 함께 마실만큼 되려면 얼마나 더 키워야 하는 것인가!!



캡슐을 살 때는 한 번에 100개씩 산다.

종류대로...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뿌듯함이 있다.

보고만 있어도 배부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캡슐은

아르페지오와 볼루토이다.

그런데 늘 같은 것을 마시기 지루하니 다양하게 산다.

커피맛을 모르는 앵글이는 그냥 아무거나 손에 잡히는 대로 먹는다.



나를 위해 따뜻한 커피를 선택했다.

오늘 선택받은 캡슐은 아르페지오이다.

'음~~~~~'

커피가 내려오며 풍기는 향은 단연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경이로움 그 자체다.

짧은 40초의 행복이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모르는 앵글이만 모른다.



나의 간식 두 번째 사치는 피칸파이다.

동네 마마 소울에서 파는 피칸파이는 한 개에 2,700원이다.

비싸다.

그런데 너무 맛있다.

피칸을 오븐에 적절히 구워서 토핑 한 파이는 그 맛이 예술이다.

살 때는 손이 벌벌 떨리지만

먹을 때는 아깝지 않다고 토닥이게 된다.

하하...

'이쯤은 먹어도 되지 않나??'라며...

뭐... 열심히 사는데 이 정도 사치는 부릴 수 있지...

누군가의 동의는 없어도 된다.

내가 행복하니 그걸로 족하다.




오늘은 아침 약을 먹고,

커피가 내려지는 향에 취하고,

마마 소울의 피칸파이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단내를 맡으며

커피 예찬을 해 보았다.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나만의 시간...

커피와 피칸파이를 곁에 두고 자판에 손을 얹으니

글이 저절로 써지는(?)

(약간 거짓말... ㅠ.ㅠ)

기쁨을 만끽해 본다.


커피 향과 함께 하는 아침이 여유로운 로운입니다.



달고나커피 제조법


요것도 살짝 같이 추천드려요~^^


1. 머그잔에 우유를 2/3정도 채운다

2. 1에 연유를 1~2Ts 양으로 짧게, 혹은 깊이 한번 쭉 짠다.

3. 거품기 또는 티스픈으로 섞는다.

거품기로 섞으면 거품이 나면서 우유가 부드러워져요.

4. 더치커피를 3Ts정도 넣는다.

※ 맥심 블랙 커피의 경우 3에 1Ts넣어 같이 거품기로 섞어주세요.

5. 달고나로 토핑한다.

6. 얼음은 취향껏 넣어서 맛있게 냠냠.


시원하게 얼음을 넣으면 더 맛있어요~^^


※ 달고나가 없어도 따뜻한 라떼 또는 시원한 아이스 라떼로도 맛있어요.

단 맛은 꼭 연유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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