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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Oct 09. 2021

청소년과 함께 마음나누기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청소년과 함께하는 진로교육
메타인지 & 자기 주도 학습


청소년들과 함께 는 수업은 흥미롭습니다. 즉각적인 반응으로 강사의 수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바로바로 느낄 수 있죠. 흥미와 관심이 없는 내용으로 강의를 진행하거나, 조금만 지루해져도 학생들의 표정은 재미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의 흥미를 끌어올리기 위해 온 힘을 기울입니다. 학생들이 시선을 마주하며 웃거나 질문에 답을 잘해주면 강사도 같이 힘이 납니다. 그래서 그때그때 나의 강의력을 체크할 수 있죠. 제가 청소년 수업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남녀공학, 여학교, 남학교에 따라 학습 분위기가 다르고, 집중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도 한참 자라고 있는 학생들은 비슷비슷합니다.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예뻐 보이는 것을 보면 저도 나이를 먹고 있는 모양입니다.


올 해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외부강사의 수업이 줌으로 대체되거나 취소된 학교가 많아서 많은 학생들을 만나지 못했지만 그래도 설레는 마음으로 강의 준비를 하고 학교를 찾아갑니다. 부족한 강의를 흥미롭게 들어주는 학생들이 고맙고,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교단에 설 수 있는 것이 감사해서 더 열심히 준비합니다.


계*여중 1학년 교실


'메타인지'와 '자기 주도 학습'이라는 주제가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충분히 흥미로운 내용은 아닙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제대로 알고 잘 접목시키면 자신의 공부 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알아듣기 쉬운 말로, 관심이 가는 방향으로 수업 안을 짜서 함께 이야기 나눠 보았습니다.


메타인지는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다.
배움 혹은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한 전략들을 언제 그리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관한 지식을 포함한다. 일반적으로 메타인지에는 두 가지의 구성 요소가 있다. (1) 인식에 대한 지식과 (2) 인식에 대한 규제이다. 쉽게 말해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것을 뜻한다.

출처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원*중 2학년 교실


대체로 강사의 출강이 있는 수업은 '창의적 체험활동'이 있는 요일에 이루어집니다. 학생들은 모니터를 통해 일방적인 강의를 듣기도 하고, 출강 강사를 통해 본인의 선택이 아닌 내용으로 의무적 강의를 듣게 됩니다. 저 또한 그렇게 출강한 강사입니다. 그래서 비록 학생들이 선택한 주제로 강의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게 주어진 2시간 동안 학생들이 충분히 흥미롭고 유익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소통'에 중점을 두고 토론식 강의를 하려고 애를 써 봅니다.


교실에 들어서면 학생들의 눈빛이 출렁거립니다. 낯선 방문자의 입장이 학생들에게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되도록 친근하고 밝게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마치 옆집 이모처럼 말이죠.


"안녕하세요? 복도를 지나치다 보니 이 시간 전에도 전체 방송으로 강의를 듣고 있던데 오늘은 계속 창체 수업인가요?"

"네~"

"제가 오늘 어떤 강의를 하러 온지는 알고 있어요?"

"아니요~"

"이런... 아무것도 모른 채, 모르는 사람의 방문을 맞은 거네요?"


까르르 웃는 학생도 있고, 그중 성격 좋은 학생은 다가와서 도움이 필요한지 묻기도 합니다. 학생들의 도움으로 컴퓨터와 교실에 설치된 모니터를 켜고 준비해 온 PPT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 테스트를 합니다. 준비가 마쳐질 즈음 수업종이 울렸습니다. 학생들에게 자기소개를 하고, 오늘 수업의 주제를 던져준 뒤 시작해 보았습니다.





'공부'하면 떠오르는 생각들을 나눠보았습니다. 대체로 긍정적인 답변보다는 부정적인 답변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배움'으로 바꿔 물어보았어요. 여전히 비슷한 답변이 오갔지만 그래도 '공부'보다는 '배움'이라는 단어가 부담이 덜 되는 것 같습니다.


예*여중 1학년 교실



학령기 12년 동안 '해야 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없이 무작정 공부를 합니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내 필요에 의해 공부를 하는 것과 무작정 해야 한다고 거의 '강요'하듯 하게 되는 공부는 하는 사람도 시키는 사람도 힘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년 동안 의무교육 9년과 대학을 가기 위한 3년의 공부를 무사히 마치고 (대학을 가는 사람도 있고, 취업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회로 진출합니다.


대다수의 학부모가 자녀들의 대학 입학을 목표로 두고 학교에 보냅니다. 인생 100년 중 가장 시간이 더디 가는 10대를 살아내고 있는 학령기의 자녀들은 본인의 필요보다 '필요하다고 하니 따르는 공부'를 합니다. 끊임없이 서열화되고, 비교당하며 입시를 위한 기초를 쌓아갑니다. 어떤 학생들은 그 가운데 공부의 필요성을 스스로 체득하며 걸어가고, 어떤 학생들은 왜 하는지도 모를 공부를 질질 끌려가듯 하게 됩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공부를 못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학생은 없습니다. 잘하고 싶고, 잘해야 된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잘하는 것이 유익하다는 것은 아는데 생각대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힘이 빠지고 좌절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제가 학생들을 만나면서 전하고 싶은 내용은,

'나의 삶' 그리고 '내가 주인인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렵지만 스스로 필요를 느끼고,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모른다면 어떻게 알아가야 할 것인지, 방향을 찾았다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 함께 나눴습니다. 무작정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과목별로 어떻게 다른 분배를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었습니다. 학습플래너를 효율적으로 작성하고 실천해 나가는 방법에 대해서 나눠 보았습니다. 본인들이 공부하고 있는 방법을 물어봐주었습니다. 그리고 공부하고 있는 방법들에서 어떤 부분을 수정하면 더 효과가 있는지 알려주었더니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본인들의 방법에서 어떻게 수정하면 좋은지 질문하고 자신들의 마음을 나눠주며 마음을 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10분의 짧은 쉬는 시간에 다가와 이것저것 질문도 하며 관심을 기울이는 학생들이 있어서 힘이 났습니다. 내 자녀가 걷고 있는 길을 뒤 이어 가고 있는 학생들이 조금 덜 힘들게 그 길을 걸어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만납니다. 지루하고 힘든 12년의 시간 동안 성실하게 주도적으로 제 몫을 감당해가며 뚜벅뚜벅 걷다 보면 꿈과 가까워지는 것을 아이들이 깨닫게 되면 좋겠습니다.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은 결코 헛됨이 없음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설사 본인이 세운 계획과 노력이 실패로 느껴진다 해도 다양한 기회가 있으므로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전해주었습니다. 앞으로의 미래를 이끌어 갈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더 흥미롭고, 신나게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청소년과 함께하는 시간이 흥미로운 로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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