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진주 장편소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2021-10-25/#012 [새벽기상-모닝 페이지]

by 로운
새벽기상 04:54


순정만화를 좋아하는 로운입니다.

대학교 앞 옛 만화방이 아지트가 되어 공강이 있을 때마다 만화방에 틀어박혀 그 많은 만화를 구석구석 먼지 쌓인 책까지 찾아내어 다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수업시간이 훌쩍 지나도 강의실에 들어가지 않으면 친구들에게서 빗발치는 '삐삐'의 진동을 듣고야 내달리듯 강의실에 들어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만화책은 여전히 너무 좋아합니다. 남편은 도저히 이해 못할 만화책 사랑으로 한 번 읽고 말 것 같은 만화책을 굳이 사서 소장까지 해야 하는 제게 물음표를 던지지만 재밌는 걸 어떡하겠어요... 요즘은 동네 만화방이 없어 핸드폰 웹툰을 즐겨보게 되지만 종이책이 주는 감성은 느낄 수 없어 아쉽습니다. 학교 다닐 때 카페를 겸한 만화방 사장이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아직 꿈을 이루지 못했네요. 언젠가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가득 채운 나만의 공간을 꼭 만들고 싶습니다.




진주 장편소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를 소개합니다. / (주)신영미디어


순정만화를 글로 풀어놓은 듯한 책입니다. 첫 장을 열고 10장이 넘어가기 전 분명 이 책과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라 장담합니다. 남성 독자분들은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책을 읽으니까 환상 속에 사는 거야. 현실에는 이런 남자 없어!!"


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아는 어떤 작가님은) 전쟁터에서도 사랑을 이뤄낸 로멘티스트인 것을 보면 현실에 아주 없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책 내용은 스포 하지 않겠습니다. 순수한 감성과 아름다운 한글말이 너무나 예쁜 책입니다. 알고 있지만 일상에서 자주 표현하지 않는 한글말이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하고 한글 사랑에 푹 빠지도록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한 번 책장을 열면 마지막 장을 닫을 때까지 손에서 뗼 수 없는 마법을 부립니다. 남녀 상관없이 모두가 읽어도 좋을만한 재미있고 따뜻한 책입니다.



전혀 유치하지 않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중간중간 소개된 '영시'를 감상하는 재미와 매력이 있습니다. 20편의 영시가 소설 속 스토리와 잘 맞아떨어져 잔잔하게 스며드는 감동이 있습니다. 밤을 꼴딱 새워 가며 오랜만에 청춘을 소환해서 읽었던 책을 소개합니다. 오글거리고 간질간질한 책이 가끔은 생활에 활력을 주기도 합니다. 최근 무거운 책들을 많이 읽으셨다면 가볍게 로맨스 소설 한 편 어떠신가요?






2021-10-25 / 새벽 필사를 할 시는 [결혼에 대하여, <예언자> 중에서 /칼릴 지브란]입니다.


너희는 함께 태어났으니, 영원히 함께하라.

죽음의 흰 날개가 너희 삶의 나날을 흩어 버릴 때에도 너희는 함께 있으라.

그렇다, 너희는 함께하라. 신의 말없는 기억 속에서도.

그러나 함께 있으되 거리를 두라.

하늘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이 굴레가 되지 않도록 하라.

오히려 너희들 영혼의 두 해안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어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너희는 서로 혼자 이도록 하라.

루트의 줄들이 한 가락을 울려 내면서도 줄은 하나하나 혼자이듯이.

마음을 주되, 상대방에게 아주 맡기지는 말라.

생명의 손만이 너희 마음을 지닐 수 있나니,

함께 서되, 너무 가까이 서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따로 떨어져 서 있으며,

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나니.




부부의 연을 맺고 함께 해로하며 걷는 길,

짧게는 50년, 길게는 70년을 같이 갑니다.

너는 내 것, 나는 네 것이 되어 걷고자 하면

너와 내가 하나가 될 것 같지만,

익숙하다 못해 함부로 하게 되고

서로에게 조심성이 사라져 상처낼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함께 걷지만 서로에게 적당한 거리를 허용하고,

사랑하지만 얽매이지 말고,

상대에게 너무 의지하여 홀로 지탱할 수 없을 만큼이 되면

어느 순간 너로 인해 내가 사라졌다고 탓할 수 있음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가장 사랑하고,

가장 오랫동안 함께 할 배우자는,

함께 걸어갈 동반자이므로,

함부로 그의 마음까지 내 것인 양 당당해지지는 말아야겠습니다.


10월의 마지막 주,

오래도록 함께 할 배우자를 생각하며...



좋은 사람으로 오래 머물고픈 로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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