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5 아들의 보건선생님
보건교사 임용고시 응시자격
학교에서 돌아온 동글이가 다가와 무심하게 쓱~ 쪽지가 붙여진 모기밴드를 들이밀었습니다.
"응? 이게 뭐야?"
"오늘 보건 수업 때 선생님께서 주신 거야."
"왜?"
"발표도 잘하고 퀴즈도 많이 맞춰서 선물로 받았지."
"그렇구나. 오늘 수업은 어떤 내용이었는데?"
"사춘기에 관한 성교육이었어."
예방교육 외부 강사인 엄마의 귀가 쫑긋 해지는 순간입니다.
"사춘기에 대한 수업에서 어떤 것들이 기억나?"
"음... 수염이랑 털이 나고, 여자들은 월경을 한다고 들었지. 난 다 알고 있던 내용이었어."
"그것 말고 생각나는 건 없어?"
뭔가 좀 더 깊은 대화를 하고픈 엄마의 바람과 상관없이 컴퓨터 전원부터 켜는 동글이입니다. 대화보다는 게임이 더 재미있겠죠?
은하수가 펼쳐진 밤하늘을 본 적 있니?
빛나는 별보다 아름다운 건 바로 하나뿐인 '동글이' 너란 사실을 기억하길 바라. :)
보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줘서 선생님도 기쁘게 함께할 수 있었어. 앞으로 더욱 빛나는 사람으로 다른 이에게 아름다움을, 때론 위로를 전하는 '동글이'가 되길 축복해.
-보건쌤-
동글이가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는 외부강사 수업이 거의 없습니다. 아이들의 안전교육, 성교육 등을 보건 선생님께서 모두 하고 계시죠. 당연하게 여겨질지 모르지만, 1~6학년 30 학급에 이르는 규모의 학교라 홀로 감당하시기에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수업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선생님께서 선물을 준비하신 그 마음을 잘 알기에 동글이가 가져온 선물이 더 와닿았습니다. 선물만 주셔도 아이의 마음이 기뻤겠지만 마음을 가득 담은 선생님의 쪽지에 기쁨은 배가 되었을 겁니다. 그 모든 것도 선생님께서 한번 더 마음을 쓰셨을 터라 더없이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보건 교사는 교육행정 7급 공무원입니다. 4년제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보건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해야 보건교사가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임용시험은 통과하기 무척 어렵습니다. 보건 교사 임용은 객관식 없이 모두 서술형으로 시험을 치른다는 특이점이 있으며, 1년에 한 번 밖에 없습니다.
보건교사 임용고시 응시자격은
1. 4년제 간호대학 졸업자(간호사 국가고시 합격, 면허증 소지 필수)
2. 학부 교육과정 내, 교직이수 후 정교사 2급 자격증 소지
3. 학과 성적 상위 10%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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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 소유
이렇게 응시 자격을 갖춘 후 1, 2차 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1차 필기시험 : 1~3교시로 나누어서 전공과목에 대한 전문성을 묻는 문항 출시(모두 논술)
2차 개별면접시험 : 8개의 문제를 20분 안에 답하는 방식으로 검정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만나는 보건 선생님은 위의 과정을 거쳐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학교 내 유일한 의료 전문가이자 아이들의 안전과 예방을 교육하는 선생님이신 거죠.
작년부터 성인권, 성폭력•학교폭력•가정폭력•디지털폭력 예방교육을 위한 외부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업을 계획하고 그에 맞는 강사를 배정하는 일도 보건 선생님이 하십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각보다 많은 일들을 하고 계신 보건 선생님들의 수고를 알기에 아이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전해주며 마음을 쓰신 보건 선생님의 수고가 새삼 더 고맙습니다.
학교가 무너지고, 교권이 힘을 잃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글들을 심심찮게 읽게 됩니다. 하지만 학교는 아이들을 위해 존재하고, 여전히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하기 위해 연구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눈에, 우리의 마음에 흡족하지 않더라도 학부모도 함께 참여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응원하고 격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는 오롯이 하나밖에 없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