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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할때하자 Jun 27. 2023

누구나 고득점할 수는 없지만 누구나 합격할 수는 있다

내가 책을 쓴 이유


  요몇주 바삐 살고 있습니다. 원고작업을 하면 속 편하게 앉아 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책을 내고 나니 더 바빠지네요. 책이 당초 예상보다 늦게 출간됨에 따른 모종의 죄책감 때문일까요. 그도 그렇지만, 시험이 임박한 시점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유튜브를 이제 막 시작하면서 재미를 붙여나가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매일 다른 넥타이를 고르는 재미..?)

  혼자 브런치에 끄적거리다가 책을 내고 유튜브까지 시작하니 제 이야기가 제법 멀리 퍼지나 봅니다. 누군가 제 이야기들이 희망고문이라고 비판하더라구요. '그렇게 해도 안 되는 사람은 안돼'라는 이야기죠. 그간 PSAT의 역사는 "해도 안 돼"의 역사였으니 이해합니다. 저 역시 기나긴 수험생활을 하며 PSAT 때문에 좌절한 사람을 수도 없이 봤습니다. 그렇지만 제 글은 결코 허황된 이야기도, 해도 안 되는 사람들을 현혹하는 글도 아닙니다.

  제 글의 취지를 한번 더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오늘은 제가 무엇을 위해 책까지 썼는지, 왜 제 이야기가 허황된 것이 아닌지 말하려 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PSAT 시장에 던지기는 쉽지 않다. 수년간 낙방을 거듭하다 지쳐 포기하는 수험생들이 적잖이 존재하는 이 시장에서 눈앞의 실패를 애써 무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내 글에 누군가 던질 (예상되는) 비판에 대해 미리 반박해보려 한다. 내 책을 산 수험생들이 그릇된 방법을 익히고 있다는 불안을 느끼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PSAT은 풀어봤어?"


  고시에 진입할 때 선배나 친구로부터 가장 먼저 듣는 이야기다. PSAT은 타고나야 한다는 이야기는 정설처럼 받아들여진다. 2차 시험은 몰라도 PSAT은 노력해도 안 되는 영역이니, 만일 PSAT 점수가 낮다면 고생하기 전에 얼른 발을 빼라는 선배들의 조언은 때론 노인의 후회처럼 애달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일견 맞는 얘기다. PSAT은 타고나는 측면이 분명 존재한다. 내 책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선천적 PSAT형 인간은 존재한다. 처음 푼다면서 평균 80점대, 90점대를 맞는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노력해도 안 된다'는 명제가 성립하는 건 아니다. PSAT은 지금까지 우리가 치러온 시험과 거의 모든 부분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올바른 방식으로) 노력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PSAT은 생각보다 합격자 비중이 높다. 응시하는 사람 중 상위 20~25%가 합격한다. 경쟁률로 환산하면 4:1~5:1 사이다. 내가 시험 볼 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최근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PSAT 경쟁률도 낮아지고 있다. (통상 최종 선발인원의 7배수 선에서 PSAT 커트라인을 결정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연 100명을 선발할 때 PSAT에서 700명을 합격시킨다는 이야기다. 그럼 3,500명이 지원했을 때와 5,000명이 지원했을 때의 경쟁률은 크게 달라진다) 어떤 시험이든 상위 20~25%가 합격하는 시험이라면, 천재가 아니라도 뚫고 들어갈 구멍이 생기기 마련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타고난 천재는 몇 퍼센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PSAT은 머리 좋은 사람이 잘 본다'는 말은 궤변이다. 이 세상 모든 필기시험 성적에는 타고난 두뇌가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 두뇌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시험은 없다는 얘기다. 이는 운동할 때 신체 조건이 중요한 것만큼이나 당연한 이야기다. 2미터가 넘는 친구와 160cm인 두 친구 중 누가 농구를 더 잘할까? 말하면 입 아플 뿐이다.

  그러나 타고난 피셋형 인간들(성적 상위 5% 이내)은 우리의 경쟁상대가 아니다. 그들은 우리가 뛸 때 날고 있는 존재들이라 이길 수 없으며, 이길 필요도 없다. 나머지 내 옆에서 함께 뛰는 사람들을 이기는 것이 관건이다. 뛰는 사람들(평범한 사람들) 간의 역량 차는 크지 않다. 이 구간에서는 누가 더 잠재력을 발휘하는지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열심히 훈련하면 운동 기록이 개선되듯, 공부도 마찬가지다. 모든 시험은 열심히 대비하면 성적을 높일 수 있고 PSAT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우리는 여타 시험과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PSAT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 학원은 더 모른다. 그래서 '해도 안 된다'는 오해가 만연해 있다.


  내가 책을 쓴 이유는 여러분에게 고득점 합격이 아닌, 합격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난 한 번도 여러분에게 90점대를 보장한 적이 없고, 내 책을 읽는다고 90점대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잘만 따라오면 누구나 합격선을 넘을 수는 있다. 여러분이 지닌 잠재력만 발휘할 수 있다면 상위 20%는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다. 내가 출퇴근하느라 바쁜 와중에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영상까지 찍는 이유는, 잠재력을 발휘하는 방법을 그 누구도 제대로 알려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학원은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

  다행히도 아직 내 글과 책은 그렇게 유명하지 않다. 학설로 치면 소수설이다. 별 관심 없거나 의심하는 사람이 많고, 여전히 학원강의를 맹신하고 좇는 사람이 더 많다. 당연한 일이다. 나는 학원만큼 광고를 찍어낼 수도, 강의를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책을 일찍 접한 여러분들은 더 쉽게 경쟁에서 앞서나갈 기회가 생겼다. 남들은 아직 내가 소개하는 이 단순한 원리들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은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만일 모든 수험생이 내 책을 보고 공부하는 날이 오면, PSAT 합격이 정말 어려워질 것이다. 모두가 자신의 잠재력을 극한으로 끌어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점수를 받는다면, 그때는 정말 '타고난 머리가 좌우하는' 시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직은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므로 내 책을 믿고 꿋꿋하게 준비하면 된다.


  10명 중 9명이 이상한 방식으로 준비하는 시험이고 그중 8명이 낙방하는 (하위 80%가 탈락하므로) 시험이다. 학원강의를 듣고 합격한 사람도 많을 것이고 효과를 봤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지만, 원래 이상한 방식으로도 좋은 결과를 낳는 사람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게 바로 민간요법이나 사이비가 살아남는 힘이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들이 올바른 훈련을 거쳤다면 더 손쉽게 합격했을 것이다. 다수의 잘못된 방식을 따른 뒤 희망고문이었다며 슬퍼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올바른 방법으로 준비하자. 훈련 방식만 올바르다면 여러분 모두 커리어하이를 기록할 수 있다. 내가 책을 쓴 이유는, 여러분 모두의 커리어하이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7급 PSAT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달은 저도 수험생 모드로 벼락치기하듯 글 쓰고 영상을 올리려 합니다. 파이널 강의를 찍는 강사의 마음이랄까요. 제 책과 글과 영상을 접하는 여러분 모두가 한 문제라도 더 맞히기를, 그래서 얼른(당장!) 세종으로 납치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제 글은 누군가를 비판하거나 비난하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오직 수험생 여러분들이 더 나은 결과를 얻었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


  마지막으로, 공부할 때 즐겨 들었던 음악 한 곡 추천하고 갑니다. 가사 없는 기타 연주곡인데요. 제목은 "I'm Alright"입니다. 멜로디가 좋아서 들을 때마다 항상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합격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힘들 때 한 번 들어보시기를 권합니다.


https://youtu.be/QadSVWXF_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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