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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실습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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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min Oct 21. 2017

Intro.

실습 일기.

새로운 곳에서 일기를 쓰게 되었다. 


구글에서 브런치 작가라고 검색을 해 보면, 부정적인 단어들, 브런치 작가 탈락, 브런치 작가에 떨어짐의 결과들이 눈에 띈다. 논문들을 검색해 보면, "부정적 어조로 표지를 한 잡지가 긍정적일 때보다 잘 팔린다.", "긍정적 단어가 부정적 단어보다 정보를 적게 전달한다"라는 결과가 나온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브런치 작가를 탈락한 후기들을 많이 보았을 것이고,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단에 위치하게 되는 것이다. 나 역시 첫 시도에는 탈락하고, 글쓰기의 경험을 여러 차례 거친 후 합격하리라고 생각했다. 이틀 전 지원서를 보내고, 푹 쉬면서 메일을 확인하는 중 축하 메일을 받았다.


본과 2학년 때부터 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첫 기억은 후배들에게 자신들이 하고 있는 과목이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 질문을 받은 뒤, 그때 당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아 그 과목의 내용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을 살려 '그냥 할만했는데?'라고 말할 때였다. 


그 후, 늘어가는 공부와 시험에 지치던 시절, '설마 이렇게 오랜 기간 고생을 하고 레지던트 때 힘든 과를 또 지원을 할까?'라는 생각을 했고, 과거를 잊고 또 속는 행위를 할까 스스로에게 걱정을 하게 되었다.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훗날 스스로의 일기를 읽으면서 그동안의 인생이 힘들었다는 것을 되새기며 레지던트 지원을 하는 미래를 제시했다. 사실 나를 초등학교 이후로 해방된 일기로부터 다시 자유롭지 못하게 만든 것은 후자, 스스로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란 없다.


누가 말했는지는 아직도 논란이 있지만 멋진 문장이란 사실엔 변함이 없다. 공익광고였을까, 문득 이 글을 읽고 스스로가 스스로의 역사에 대해 잊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무언가를 잊지 않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우연히 만난 지휘자 선생님께서는 "지휘자가 요구하는 모든 사항을 외우고 연주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잊지 않는 법은 옛날부터 하나의 답이 있었죠. 악보에 쓰시면 됩니다."라고 말씀하셨다. 나도 어딘가에 써 두어야겠구나. 내 인생을 쓰지 않으면 훗날 스스로의 인생을 돌아볼 때, 희극이었다고 느끼겠구나.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찰리 채플린


앞에서도 썼듯, 내 인생 역시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인 삶이다. 누군가에겐 엄청난 꿈이 될 수도, 누군가에겐 그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일 수도 있는 의대생의 삶이다. 다른 이가 의대에 재학하는 삶에 대해서 물을 때,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는 답을 한다. 그동안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은 의대생도 게임을 하는가였고,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아요"라는 정형화된 답을 하게 되었다. 사람 사는 곳은 멀리서 보면 다 비슷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모두 다를 것이다. 앞으로의 글들은 글로 쓴 가까이서 본 의대생, 짧게 말하자면 의대생의 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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