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seudonysmo Jul 26. 2019

스페인은 어쩌다 1년 동안 정치적 혼돈에 빠졌나 (2)

정체불명의 정당 Ciudadanos의 등장

헌법적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 오른 Pedro Sánchez의 정부는 공식 정부가 맞다. 그러니 불신임안이 통과되었던 2018년 6월부터 총선이 실시되었던 2019년 4월까지 스페인에는 공식 정부가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국민들의 선거를 통해 선발되지 않은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그 정당성에 대한 도전이 우파 진영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며 어수선한 정국이 지속된다.


그 선봉에 선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리버럴리즘 ‘중도좌파’ 시민당(Ciudadanos, Cs)의 대표 Albert Rivera였다.


이 당은 지금 상황에선 뭐라 말할 수 없는 정체성을 가진 정당인데 일단 당의 수뇌부이자 현 대표 Albert Rivera가 본인의 누드사진을 담은 신규 정당 창설 홍보물을 공개하며 파란만장한 역사를 시작한다....
(이 글의 헤더에 붙어있는 이미지가 바로 그것)

이 당은 카탈루냐에서 만들어졌으나(Albert Rivera도 까딸란이다) 카탈루냐 독립을 반대하며

자유주의에 기반, 중도좌파를 표방하며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PP당은 물론이요 극우정당 Vox와도 손을 잡고 있다.


2018년 6월 문제의 탄핵정국에서 불신임안이 아닌 재선거를 요청했으나 무시당한 데다가 자신들과 반대되는 입장의 지역주의 정당, 특히 카탈루냐 독립 정당과 PSOE가 손을 잡아버리니 Cs당 입장에서는 집권당이 마음에 들 리 없다.


결국 Ciudadanos와 PSOE와의 사이는 상당히 멀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안달루시아 지방을 집권하던 두 정당의 연정 고리가 깨어진다.

그래서 갑작스러운 안달루시아 지방선거가 2018년 12월에 이루어졌다.

이 선거는 여러모로 스페인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선거였다.


첫째 충격은 스페인에 민주주의가 시작된 이래 사회주의 계열 정당만이 집권해온 안달루시아 지역에 처음으로 우파가 집권하게 된 사실에서 발생했다.


안달루시아 PSOE가 저지른 비리 사건인 ERE 사건(Caso ERE, 이 나라는 어떻게 된 게 좌우를 막론하고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Pedro Sánchez의 탄핵 정국에서 PSOE가 카탈루냐 지방 정당들과 손을 잡은 것이 안달루시아 사람들의 반감을 사 사회 전체가 급격한 우회전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충격은 역시 우파 정당 연합에 Cs당이 가담하면서 이 기묘한 정당의 정체성이 급격한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발생했다.

리버럴리즘을 표방하던 중도좌파 정당 Ciudadanos는, 탄핵 정국을 기점으로 대표 Albert Rivera의 영향력에 과도하게 휘둘린다.
결국 Cs는 그의 PSOE, Pedro Sánchez에 대한 분노에 휩쓸린 채 극우와도 손을 잡는 정체불명의 정당이 되어버렸다.

이에, 주요 핵심 인사들이 Cs당을 떠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급기야 당의 창설멤버였던 Francesc de Carreras가 El País에 Rivera를 비판하는 기고문(링크​)을 쓰고 탈당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마지막으로 이 선거가 스페인 사회에 충격을 준 이유는, 이 선거에서 최초로 극우파 정당 Vox가 12석을 얻으며 우파 세력에 가세했기 때문이었다.

Albert Rivera와 Vox당의 대표 Santiago Abascal

극우파 Vox와의 연합으로 Cs당의 정체성은 애매해졌고 급기야 Cs당이 속한 EU 정당의 수장인 엠마누엘 마크롱 대통령이 Rivera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Vox가 안달루시아 정계에 등장했다고 해도, 그리고 안달루시아 지역이 스페인의 민심을 대표하는 셈이라고 해도 이때까지는 그냥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보이는 상황은 아니었는데,


2019년 4월 28일 총선거 결과가 나오면서 지옥문이 열렸다.
매거진의 이전글 스페인은 어쩌다 1년 동안 정치적 혼돈에 빠졌나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