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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Sep 06. 2019

Quien a hierro mata (2019)

https://www.imdb.com/title/tt7967412/

호러 영화 REC 시리즈와 베로니카로 유명한 스페인 감독 Paco Plaza의 신작. 다만 앞선 작품들과는 달리 스릴러 장르를 취하고 있다.


Quien a hierro mata가 대체 뭔 뜻인지 몰랐는데 보니 Quien a hierro mata, a hierro muere에서 앞부분만 딴 것이었다. 의역하자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것. 이러한 관계가 왔다 갔다 것이 영화의 흐름인데 한 60분 동안은 대체 뭔가 싶다가 후반부에서 정신을 잃을 정도로 미친 듯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이 재미있다.


영화의 긴장감은 철저하게 스코어나 인물 사이의 긴장이 아니라, 인물 사이의 관계와 개인의 동기를 명화괴 보여주지 않는 ‘의뭉스러움’으로 유지된다.


순간순간 빛을 발하는 편집점이 있다. 특히 중간에 두 상반된 상황에 놓인 인물을 겹쳐 이어 붙이는 순간 기함할 뻔했다. 웃음과 울음이 한데 얽혀서 진짜 말도 안 되는 감정의 폭풍이 휩쓸고 지나가고 극 전체적으로도 그렇지만 이 순간만큼은 주인공을 맡은 Luis Tosar의 연기가 스크린을 그대로 집어삼키는 듯하다.


게다가 촬영이 진짜 미쳤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마지막 알리바이의 고리가 완성된 순간 아래에서 위로 비추는 카메라와 마치 손의 피가 반사된 듯한 붉은 기운이 정말 관객을 압도할 정도였다.


심지어 이대로 모든 플롯이 끝났다고 생각날 정도의 임팩트였는데 심지어 그게 아니라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가 더 있었다는 것이 더 충격적.


아쉬운 것은, 엄청나게 많은 주제들을 품고 있고 다양한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시도가 보이는데도 결국 그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기고 분위기를 잡는 데 치중하다 보니까 되려 남는 것은 복수 스릴러 말고는 없다는 것이었다. 차라리 마약상 형제 이야기를 좀 더 단순화했어도 됐을 것 같은데.


P.S. 갈리시아 원래 마약 밀매, 마피아로 유명한 건 알았지만 (A coruña에서 시작한 Inditex 가문도 사실 마약 밀매로 돈 번 거라고 굳건히 믿는 친구들도 있음) 정작 콜롬비아/중국 세력이랑 거래하는 갈리시아 마피아를 보니 황당하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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