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프랑스 여행에는 날씨가 흐릿하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날씨가 작정한 듯 맑고 하늘은 높았다. 흐린 날씨의 프랑스는 조용하고 침착한 분위기라면 밝은 날씨의 이 곳은 사람들의 활기와 강줄기가 만들어내는 리듬감에 절로 어깨가 들썩여진다.
한참을 걷다 보면 프로 워커(walker)들도 지치기 마련이다. 뜨거워진 오후 햇살을 피해 다리 밑 그늘에 자리를 잡았다. 파리에서 반드시 와인을 하루 한 병 마시겠다고 다짐을 한터라 이 날도 화이트 와인과 우리와 15일간 동행한 플라스틱 와인잔을 꺼냈다. 와인은 어느 마트를 가서 사도 5유로 안팎으로 맛이 좋았다. 와인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마음이 끌리는 대로 집어도 성공이었던 건 프랑스 와인이 전부 맛있어서 일까 프랑스라는 나라가 주는 분위기 때문일까?
맑은 하늘을 다시 한번 더 쳐다보고 여유를 만끽한다.
평일 낮, 햇살에 부서지는 센 강과 그 반짝임을 보며 여유로움을 즐기는 사람들. 그 속에 내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