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티브의 골목골목을 걷다 만난 아치문은 사진 프레임처럼 노부부를 담고 있었다. 노신사가 카메라를 주섬주섬 가방에서 꺼내어 자신의 아내에게 건네주고 그걸 받아 든 할머니는 바닷가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나는 두 분이 사이좋게 여행하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그의 팔에 팔짱을 끼고는 말했다.
- 우리도 오래도록 저 노부부처럼 사랑하자.
참 예뻐 보이고 부러운 한 장면이 아닐 수가 없었다. 지난 세월은 뒤로 한채 현재 그 순간을 즐기고 남기기 위해 꺼내 든 사진기까지. 이게 낭만인 거지.
거의 여행 막바지에는 항상 새로운 풍경이 살짝은 권태스럽고 오히려 사람들 사는 모습, 그곳을 여행하는 다른 여행객들의 행동들에 더 눈이 간다.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그 속에서 여유와 행복이 스며 나올 때면 함께 미소가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