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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키스테이지 Oct 16. 2018

한낮의 파리를 사랑하게 된 이유


지난밤 에펠탑 야경을 봤으니 오늘은 반드시 낮의 에펠탑을 보겠다며 일찍부터 나섰다. 센 강을 따라 걷다 만난 광장은 다양한 사람들로 북적이고 그룹 지어 관광을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대부분은 목적이 분명한 발걸음이었지만 우리만큼은 딱 정해진 루트가 없이 돌아다니는 여행을 좋아해 맘에 드는 곳이 있으면 저기 기웃, 여기 기웃 거리며 한참을 걷는다. 솔솔 코끝을 간질이며 불어오는 바람 덕택인가, 도란도란 들려오는 부드러운 불어 때문인가 잠깐 걸터앉은 벤치에서 스르르 눈이 감겨버릴 뻔했다.  


그냥 같이 걷고 있는 내가 사랑하는 동행자의 얼굴 한번, 그 뒤로 흐릿하게 보이는 파리의 모습은 BGM 없는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을 어디에 그대로 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는 카메라를 들어보지만 그대로 재현할 수 없는 내 실력에 카메라는 내려놓고 그냥, 그냥 바라볼 뿐이다.


그게 내가 한낮의 파리를 사랑하게 된 이유인가 보다.



그냥, 그냥 바라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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