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파리에 도착한 후 정신없이 도착한 첫 숙소 앞은 내가 생각한 파리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내가 들고 있던 파리 숙소 주소는 어쩐지 모르게 중국음식점 옆 파란 대문이었고 그곳에서 풍겨오는 중국식 향신료 냄새에 더더욱 파리의 모습이 원색적으로 느껴졌나 보다. 첫인상 강렬한 숙소를 카메라에 남기기 위해 셔터를 누르고 한참 뒤에 카메라를 다시 봤다. 신기하게도 파란 대문(숙소 문) 옆에 내가 온몸으로 느낀 장소 그대로를 그려놓은 듯한 장면이 함께 담겨 있었다. 빨간 간판, 빨간 의자 그리고 그 앞을 지나가는 여자의 바지, 그 여자 앞에 빨간 캐리어를 끌고 앞장서 가는 그녀의 동행자까지. 괜스레 나만의 컬러풀한 파리를 발견한 것 같아 기분이 비밀스럽게 행복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