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멋에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들었다. 공간이 주는 분위기? 해가 만들어내는 저들의 그림자? 거리의 낙서들? 나중에 사진을 보며 생각을 곰곰이 해보니 그냥 그들이 건널목에서 소소하게 대화를 나누며 웃어 보이는 저 미소가 파리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나도 친구와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길을 걷다 보면 건널목을 만나 잠시 멈춰서 서로의 얼굴을 보며 이야기에 더 집중하다가도 신호가 바뀌면 다시 걸어가며 귀를 열어 이야기를 듣는다. 거리 위라는 공간에서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행위들이, 그리고 미소가, 파리의 하늘이 주는 멋진 햇살과 만나 자연스러운 멋을 만들어낸다.
사진 찍는다는 것은 하나의 멈춰있는 장면과 장면의 연결이 만들어내는 현재의 시간 중에 원하는 장면을 하나 캡처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하나의 캡처된 장면으로 이전 장면과 이후 장면을 상상하며 그것에 담긴 수많은 정보들을 읽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