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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키스테이지 Nov 12. 2018

큐가든 그곳에는 -1

The Royal Botanic Gardens, Kew


왜 항상 집 근처 산이나 공원, 핫스팟은 찾아가기 어려운 걸까. 영국의 왕실 가든으로 유명한 큐가든도 그런 곳 중 한 곳이었다. 영국에 거주하던 당시에 집에서 버스로 20분 거리에 있던 곳이었다. 늘 다른 사람을 통해 이야기로 들었던 아름다운 이곳에 드디어 방문하게 되었다.



13.75파운드, 대략 2만 원의 입장료를 내고 입장을 했다. 가격이 만만치 않다고 생각이 들었으나 곧 그런 생각은 잊게 하는 널찍한 호수와 호수 건너편에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나올법한 건물과 맞은편에 고풍스럽게 위치한 온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였지만 마치 이미 겨울을 준비하려는 모습처럼 차분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에 매료되었다. 가든은 무척 넓어 사람이 많이 들어와도 쉽게 마주치기 힘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입장료로 이 가든을 하루 빌린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날은 가든을 즐기러 왔다기 보단 촉박하고 빡빡한 여행 일정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하려는 계획이었다. 매번 수학여행 온 듯이 주요 관광지만 발도장 찍듯 움직이는 일정이 마냥 행복하고 좋지 않았다. 다양한 곳을 많이 보고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마음속 깊이 추억으로 새겨지지 않았던 지난 여행들 때문에 이번 여행은 특히나 한 곳을 제대로 보자는 다짐을 했다.


한참을 산책로를 따라 걷다 만나는 새들과 나무들에 말 그대로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경험을 했다. 가끔씩 만나는 사람들과는 간단한 목례와 미소로 마주쳤고 가든 내에 중간중간 다리를 쉬일 벤치를 찾아 앉으면 벤치 주변을 감싸는 공기와 소리, 나무 내음, 햇볕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2018년 9월 7일-21일 유럽여행을 담은 사진과 글입니다.

매일 하나씩 올릴 예정이에요.


올라오는 모든 사진은 archistage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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