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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피로스 Nov 21. 2020

음악은 나에게 있어서...

난 왜 술만 취하면 고성방가를 하나?

기분 좋게 술에 취해

집에 들어오는 길입니다.

아파트 1층

엘리베이터가 있는 공동 현관으로 들어서기 전

집 앞에 있는 작은 공원에서

가만히 서 있어 담배를 피웁니다.

(전자담배)


비가 내립니다.

버스에서 내릴 때만 해도

천천히 내리기 시작한 비가

집 앞에 도달하기 전까지

조금씩 세지더니

옷이 흠뻑 젖을 만큼 많이 내립니다.

날씨는 참 변덕이 심합니다.


담배연기는

여름보단 겨울에

날씨가 맑은 날 보단

비가 오는 날에 더욱

자욱히 하늘에 번집니다.


집에 오면서

조금씩 내리는 비를 맞으며

노래를 부르고 왔습니다.

앞뒤 옆을 살펴보며

누가 보는 사람은 없나 확인을 하고

목청껏 고음을 내지르며

노래를 부르고 걸어왔습니다.


마음이 정화되는 것만 같네요.

내리는 비를 맞으며

몸도 마음도 조금이나마

맑아지는 것만 같습니다.


음악이란 건 참 신기합니다.

왜 노래를 목청껏 신나게 부르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만 같고

기분이 좋아질까요.


술이 들어가는 날이면

기분이 묘하게 젖는 날이면

이상하게 생각나고 부르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마치 나의 마음이

빨리 세상밖으로 나를 꺼내어

차가운 공기를 맞닿게 해달라고

나를 해소시켜 달라고 아우성치는 것처럼

큰 소리를 내 지르거나

작은 노랫말을 읖조리게 하게 하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이성으로 돌아가는

이 차가운 세상에

논리로는 해소되지 않는

감성의 울부짖음을 자극하는

음악의 힘


인간은 분명

차가운 이성보단

뜨거운 감성이 앞서는

그런 동물인 것 같습니다.


머리 속의 생각으로만 움직이는

그런 한낱 말짱한 정신의 낮 보단

적절한 취기와 젖은 감성이 되살아 나는

이 밤의 기분이

좀 더 나를 사람답게 느껴지게 하거든요.


음악이란게 없었으면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는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가는 길 취중작문을 합니다.


이틀이나 글 쓰기를 쉬고

그리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발걸음으로

집에 돌아가는 길에 폰으로 끄적여 보는

오늘의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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