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아이도, 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워킹맘 마음
많은 워킹맘들이 하는 이야기예요. 저도 물론 그랬고요.
결혼 후, 특히 아이를 낳고 나면 삶은 상상 이상으로 달라집니다.
결혼을 했어도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결혼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남편과 한 집에 살고 시집식구들이 생겼다는 점 정도이지요. 여전히 일을 하고 만나고 싶은 친구들을 만나고, 취미생활을 하면서 지낼 수 있어요.
아이 키우기 힘들다는 이야기는 귀가 아프도록 듣지만, 내가 직접 아이 돌보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다 보면 ‘아, 이런 거구나’ 실감이 나지요.
그리고 드디어 업무복귀. 아이를 낳기 전에는 일하다가 늦어지면 야근도 하고 동료들과 술 한잔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지낼 수 있었지만, 아이를 낳고 나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마음이 조급해지고, 어린이집에서 엄마를 기다릴 아이의 얼굴이 아른거리지요. 빨리 가야 하는데, 우리 애들이 맨 꼴찌로 어린이집에서 엄마를 기다리면 어쩌지.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더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퇴근시간이 되면 가방을 주섬주섬 챙겨서 일어납니다. 하지만 아직 일하고 있는 주변 동료들을 보면 퇴근하는 마음이 영 불편합니다.
집에는 가야겠고, 일하는 동료들을 보면 어쩐지 미안한 마음이 들고, 죄지은 것도 없는 데 괜히 쭈뼛거리게 됩니다.
종종걸음으로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를 찾아 집에 오면, 씻기고 저녁 먹이고 집 정리하고 놀아주고 안아주고 재우다 보면 밤 11시. 아이들 재우다가 같이 잠드는 날도 많지요.
하루하루 정신없이 보내는 와중에도 일과 육아, 두 마리 토끼를 다 잘 잡고 싶지요. 하지만, 둘 다 제대로 못하는 내 모습, 내 현실을 만나기도 해요.
아이를 낳기 전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에 나의 시간을 쏟아서 최선을 다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육아와 집안일에 시간을 나누다 보면 아무래도 예전처럼 일 하기가 어려워요.
내가 하는 일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일의 성과나 성취감도 줄고, 자존감도 함께 흔들립니다.
“내가 왜 이 정도밖에 못하지” 하는 자괴감,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자격지심, 왠지 뒤처지는 듯한 느낌도 들어요.
저도 이런 생각으로 머리가 지끈지끈했지만, 그래도 버텼어요. 엄마들의 마음 힘을 키워주는 미술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토닥이기도 했지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단 한순간도 일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은 만큼, 내 일을 잘 해내고 싶은 마음도 컸어요. 내 일을 잘하며 살아간다면, 아이들도 잘 커 주리라 믿었어요.
일터에서 제한된 시간에 일을 마무리해야 되니, 업무집중도가 높아졌어요. 8시간을 집중해서 할 일을 마무리하는 집중력과 업무속도로 효과적으로 일하는 법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되었지요.
아이들과 하루 종일 같이 있다고 다 좋은 엄마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엄마가 우울하고 무기력해져서 아이들과 있지만 침대에 누워서 아이를 돌보지 못하거나, 아이에게 짜증을 낸다면 하루 종일 자녀와 같이 있다고 아이를 잘 키우는 것도 아니에요.
하루 30분을 놀아줘도 재밌게 같이 웃으면서 놀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내 조건에서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저도 짜증이 나서 아이들에게 신세한탄을 늘어놓거나 화를 내기도 했지만, 그래도 함께 있는 시간에는 아이들에게 잘하려고 애썼어요.
제 경험으로는 자녀 나이가 6살 정도 되면 손을 덜 타서 전에 비해 훨씬 수월해져요. 기저귀를 떼고 칫솔질과 옷 입고 벗기, 밥 먹기를 혼자 할 줄 알게 되면, 이제 조금 숨이 트이지요. 그때까지는 좀 힘들어도 버티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로 나아져요.
그러다 보면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는 시간도 조금씩 늘어나요.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지금은 내 마음의 근력을 키우는 훈련 중일지도 모른다고요.
언젠가는, 이 모든 시간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 소중한 자산이었음을 깨닫게 될 거예요.
함께 마음을 나누고 싶다면,
비슷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엄마들과 연결되어 보세요.
‘라이프맘’에서 더 많은 이야기와 나눔이 기다리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