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엄마가 되려 했는데 원망받는 이유
이제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데, 아이 교육에 좀 더 신경 써야 하는 게 아닐까 걱정된다는 것이었어요.
"전업주부들은 아이들에게 맞는 학원과 사교육을 어떻게 시킬지 정보도 모으고 열심인데, 저는 일하느라 그런 신경을 못 써서 걱정이에요."
일을 그만두고 아이 교육에 좀 더 집중해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이라고 하더군요.
모든 워킹맘들이 겪는 고민인 것 같아요. 심지어 어린이집이나 학교 엄마들 모임에 가도 대화 주제가 서로 달라서 어울리기가 쉽지 않죠. 다른 엄마들이 아이 학원과 대학 진학을 위한 사교육 리스트를 정리하며 교육에 온 신경을 쓰니, 마음이 불안한 것도 당연합니다.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이런 사례가 있었습니다. 한 어머니가 자녀를 잘 키우기 위해 20여 년을 애쓰셨어요. 자녀는 성장해서 지금 자기 일을 하고 있고요. 평생 어디 가서 빠지지 않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온갖 사교육을 시켰습니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혼내면서 자녀교육을 해서, 20대 중반이 된 지금은 대기업에 입사했죠.
그런데 문제는, 자녀가 어머니의 이런 노고를 고마워하기는커녕 "엄마가 내 삶을 간섭하고 통제해왔고, 그래서 엄마랑은 말이 안 통한다"고 한다는 거예요.
어머니는 "내가 너를 위해서 평생 애썼고, 네가 하고 싶다는 것은 서운하지 않게 다 해줬는데 뭐가 그렇게 불만이냐"며 화가 나 있으셨어요.
자녀는 부모에게 원망의 마음이 가득하고, 부모는 서운한 마음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거의 의절 직전에 가 있었습니다.
엄마는 '네가 원하는 것을 다 해줬는데 고마운 것도 모른다'며 마음속으로 배신감을 느끼고, 자녀는 엄마의 간섭이 이제 너무 숨 막히고 힘들다며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다고 해요.
정말 너무 안타까운 상황이에요. 엄마는 자녀가 엄마의 노력을 인정하고 이해해주기를 바라고 있고, 자녀는 이제 엄마로부터 독립하고 싶어하고요.
아이들은 사춘기가 되기 전, 보통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기 전까지는 엄마 아빠의 품에서 충분히 사랑받고 스킨십도 하고 부모의 양육에 대체로 순응하며 지냅니다.
하지만 사춘기가 되면 아이들이 달라져요. 서서히 부모로부터 정서적으로 독립하기를 원하죠. 엄마랑 같이 자고 싶다던 아이가 자기 방에서 자겠다고 하고, 자기 방에 노크하고 들어오라고 합니다.
가족 외식이라도 가면 같이 가겠다고 따라나서던 아이가 이제는 "엄마 아빠 먹고 와. 나는 집에서 알아서 먹을게"라고 하죠.
그럴 때 부모의 마음이 허전해집니다. '같이 먹지, 왜 안 가려고 하나, 이제 내 품을 떠나는구나.' 서운하고 아쉽고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 같은 마음이 들어요.
이제 우리 아이들은 아동기를 벗어나서 청소년기 발달과업을 이루는 과정에 있어요. 심리적으로 부모에게서 독립하여 '나는 누구인가' 자신에 대해 성찰하며 자아정체감을 형성해나가는 시기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겪게 되는 발달과정을 겪는 거예요.
'엊그제 응애하며 태어났고 아직도 아이 같은데, 나에게서 독립한다니 말도 안 돼'라는 생각이 들죠. 그렇다고 우리 아이들이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전혀 필요 없는 건 아니에요. 사실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부모에게 기대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하지만 아이들은 성장하고, 그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해주어야 하는 시기가 와요. 아이는 부모의 소유도, 부모의 뜻대로 살아주는 존재가 아니라 독립된 인격을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가 되었어요.
물론 엄마 아빠가 사랑해서 낳은 자식이지만, 이제 자식은 자신의 인격을 가지고 있고, 부모는 그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옆에서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봐주어야 해요.
방치, 방관, 간섭, 통제가 아니라 잘 지켜보고, 도움이 필요하면 지원해주는 것이죠. 사랑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해요. 자녀와 적절한 거리를 두는 일을 미루면, 결혼 전후로 부모와의 갈등이 생길 수 있어요. 그리고 자녀는 부모에 대한 원망을 마음속 깊이 새기기도 한답니다.
엄마들이 느끼는 감정은 허전함, 외로움이에요.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내가 하고 싶은 것 다 포기하고 너를 키웠는데."
그것은 사실이지만 자녀에게는 너무나 부담되는 말이기도 해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녀가 사춘기를 거쳐 성인이 되면, 진로와 취업, 결혼 등의 문제에 예전처럼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옆에서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고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주는 것이 필요해요.
나는 어떤 부모가 될 것인가
또 나는 어떤 인간이 될 것인가
완벽한 부모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부모는 될 수 있어요.